국내 경쟁 넘어 글로벌로…업계 1위 앞둔 한투證 김성환의 꿈
by김경은 기자
2025.02.13 18:04:04
한투, 지난해 영업익 93.3% 증가하며 업계 1위
해외거래대금 및 운용이익 확대 영향
자기자본 1년새 1.4조 증가
개인고객 자산 月 1.2조씩 유입
호실적 기록하며 연임 확실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증권업 내 경쟁구도를 벗어나 압도적이며 완전히 차별화된 1위를 목표로 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취임 1년을 맞은 한국투자증권이 2021년 사상 최대 실적 수준의 성과를 내면서 신년사에 밝힌 포부에 바짝 다가섰다.
| |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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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업계 1위 타이틀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성과의 배경엔 업계 최연소란 수식어를 여럿 달고 있는 김 대표의 냉철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강한 추진력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13일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3.3% 늘어난 1조28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증권업계 수익성 1위로, 국내 주식시장이 초활황을 맞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1조2939억원)과 유사한 실적을 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 및 운용 이익 확대 등으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자기자본은 9조2594억원으로 1년사이 약 1조4000억원 늘었다.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김 대표의 대표이사 연임은 확실시 된다. 한투는 통상 2년 임기를 주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CEO 임기가 1년이다. 1년 후 연임을 결정하는 일종의 재신임 방식이다.
사장 재임 1년 경영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우선 개인고객 금융자산 증가 속도가 매섭다.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1년 새 53조4000억원에서 67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매달 1조2000억원씩 늘어나는 식이다. 이는 칼라일 등 주요 투자은행들 금융상품 유치 기반이자 해외 IB들과의 사업협력 토대가 되고 있다.
1호 종합자산관리계좌(IMA) 운영자 타이틀도 가장 유력시된다. 금융당국은 1분기 중 초대형 투자은행(IB) 자격을 보유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에 IMA 사업을 허용하기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발행어음 활용도가 높은 한투가 가장 적극이다. 외형 확장에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의 골드만삭스가 목표다. 해외 수익 비중을 5%에서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선임 직후 김 대표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본부를 글로벌사업그룹으로 격상한 바 있고, 올해 조직개편에선 그룹내 아시아사업담당을 신설해 신흥국 종합금융투자업 강화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스티펄파이낸셜 연구원이 작성한 주요 리포트를 선별해 국내 고객에게 제공하는 ‘슬립리스인유에이에스(Sleepless in USA)’ 서비스를 작년부터 시작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달 초 ‘2025 경영전략회의’에서 “각 사업 부문별 강점을 극대화하고,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화는 가장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라면서 “전 사업 부문이 사고 방식, 운영 방식,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 방식 전반에 걸쳐 글로벌화해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IB, 트레이딩은 물론 PB(자산관리)까지 증권사가 담당하는 모든 업무를 거친 CEO는 업계에서 김 대표가 거의 유일하다. 그는 프로젝트금융본부장, IB부문 그룹장,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개인고객그룹장을 거쳐 2024년 1월 1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투증권 최연소 상무·전무, 증권사 최연소 IB그룹장 등 최연소 타이틀만 여럿이다. 국내 부동산 PF 1세대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