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정연구원장 해임 놓고 진실공방 '점입가경'
by김아라 기자
2022.11.14 18:46:29
정원영 전 용인시정연구원장, 해임 취소 소송 제기
정 전 원장 “이상일 시장 산하기관장 찍어내기”
이 시장 “감사부터 해임까지 정당하게 진행”
연구원 직원들 "연구원에 심각한 손해 발생"
[용인=이데일리 김아라 기자]갑질 의혹으로 해임된 용인시 한 산하기관장과 이상일 용인시장간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은 공개적인 비방은 물론 법적 고발까지 진행하며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용인시정연구원 직원들까지 나서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시정연구원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정원영 용인시정연구원장에 대한 시의 중징계 처분 요구 건에 대해 해임하기로 의결했다. 시 감사관이 정 원장에 대한 갑질 제보를 받아 조사 진행한 결과 사실이라 판단, 시정연구원 이사회에 중징계 처분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정 전 원장은 지난 4일 용인시정연구원 이사회의 해임 의결이 정관에 위법하다며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해임과 관련해 “이상일 용인시장이 취임 후 시 산하 기관장들에 대해 전임 시장 때 임명됐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람들을 심기 위해 ‘산하기관장 찍어내기’로 유무형의 전방위적 압력을 가하면서 사퇴를 종용해 왔다”고 주장하며 ‘부당 해임’을 입장문을 냈다.
정 전 원장은 “(자신이)자진해서 나가지 않자 원장 직위에서 쫓아내기 위해 재임 중 소소하게 이뤄진 일들을 침소봉대해 언론에 알렸다”며 “이번 감사 결과 역시 일방적이고 편중된 주장과 진술, 왜곡된 사실에 근거했다. 해임 처분 절차 역시 위법이고 부당한 해임 처분을 수용하지 않고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사회에서 의결한 해임 처분은 절차상으로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관 규정상 원장에 대한 징계는 이사장에 의한 이사회 소집과 의결로 이뤄져야 한다”며 “해임 처분 당시 이사회가 구성돼 있지 않았고,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한다’고 정관에 명시돼 있는데도 이사장을 호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원장은 해임 의결한 이사회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즉각 용인시도 자료를 통해 “정씨 주장이 터무없다”며 반박했다. 시는 “해임(정 전 원장)은 그의 잘못된 행위로 피해를 입은 직원을 보호하고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감사부터 해임까지 모든 과정이 정당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채용과 관련 부당한 업무지시로 인해 연구원이 1000여만원의 재산상 손실을 입었고, 시정연구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만큼 정씨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사회 해임 의결이 부당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해임을 의결한 이사회엔 원장을 포함한 당연직 이사 4인이 참석했으며, 임기 만료된 이사의 참여는 없었다”면서 “선임직 이사는 원장이 추천해 이사회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정씨는 2021년 10월 취임 이후, 총 10명의 선임직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동안 단 1명도 추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연구원 정관상 원장 해임은 재적 이사 7인 이상의 해임 요구 뿐 아니라, 업무추진이 부진해 업무 수행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되거나 연구원의 발전을 위해 교체의 필요성이 인정돼 시장이 해임을 요구하는 경우 재적이사 2분의 1이상 찬성으로 해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직원들도 정 전 원장과 관련해 한 목소리를 냈다. 연구원 소속 직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전 원장은 명백한 갑질행위 및 다수의 부적절한 행위로 연구원에 심각한 손해를 발생시켰지만 반성과 사과없이 사안의 본질과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개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입장문을 발표하는 상황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적절한 행위를 지속했음에도 제재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좌절감을 느꼈을 젊은직원들, 정 전 원장의 전횡과 잘못된 조직문화를 견디지 못해 퇴사한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들은 “공적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용인시에 건의하고 시민의 싱크탱크로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원장은 15일 시청에서 부당 해임을 주장하며 반박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14일 용인시정연구원 직원들이 용인시청 브리핑실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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