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주택가격 버블일까?…건설사 양극화 예상

by김재은 기자
2018.09.19 17:09:43

19일 한신평 크레딧 세미나
"서울 등 일부 제외 주택가격 버블 아니다"
"주택경기 하강 본격화..정부 규제 등이 서울·수도권 집중 강화"
"2008년 대규모 미분양 가능성 낮아..공급조절 기회 있어"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서울 등 일부 지역 부동산이 국지적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 경기도 외곽 등에선 주택가격과 수요가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주택경기 하락에도 주택 수요는 지속되며 2008년의 대규모 미분양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상위건설사의 신용도는 안정적 혹은 긍정적이나 중견 건설사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19일 ‘주택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든 건설사 신용전망-건설사 본원적 경쟁력이 드러나는 시기’라는 주제의 크레딧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종하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주택경기 하강의 배경으로 2015, 2016년 분양 물량이 급증했고, 정부규제, 금리상승 추세 등이 맞물렸다”며 “가장 큰 원인은 공급 과잉”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해선 △아파트 공급 부족 △풍부한 유동성 △다주택자 규제를 들었다. 2015~2017년 준공기준 주택공급 중 37%가 아파트였지만, 서울 주택중 아파트 비중(45%)에 비해서 부족했다는 것이다.

반면 경기(서울 외곽) 등 지방 부동산시장은 입주물량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과거 장기평균을 초과하는 입주 예정물량이 누적돼 소화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1주택자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똘똘한 한채)과 금리상승, 대출규제로 인한 유동성 증가 둔화로 지방의 투자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서울과 수도권 집중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2008년과 같은 대규모 미분양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류 수석연구원은 “2008년은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한 수주가 누적됐고,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밀어내기 분양, 매매가 대비 고분양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맞물려 미분양이 급증했다”며 “올해는 급격한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증가가 6만세대에 그치고, 신규 아파트 선호현상 등이 나타나 아직 공급을 조절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했다.

논란이 큰 주택 가격에 대해선 일부 서울지역을 제외하면, 주택가격에 버블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추이와 물가, 소득 상승 추이를 볼때 해외 주요국가 대비 가격지수 상승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9.13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투자 수요 감소, 서울과 인근 수도권 가격상승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건설사 실적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규제지역내 다주택자 투자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규제를 시사했다”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실수요 기반이 있는 서울, 인근 수도권, 광역시 등의 분양실적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전반적 투자수요 감소로 입지가 안 좋은 일부 수도권과 광역시 사업장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이후 줄곧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해외건설 부문에 대해선 고비는 지났지만, 가시적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손실 프로젝트가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중이고, 저가 수주가 2013년이후 줄어들고 있지만, 중동지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의 원가율이 상승세이고, 글로벌 EPC의 수익성도 2%내외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류 수석연구원은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 등 경기 변동 관련 건설산업 리스크는 이미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다”며 “경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과 재무여력의 확보, 주택사업의 실적 저하를 보완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등에 따라 신용등급은 제한적으로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