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앞둔 현대重-대우조선 노조 파업 돌입…긴장 고조

by김미경 기자
2019.05.16 18:24:51

현대重, 22일까지 파업 전개
대우조선 노조 현장실사 원천 봉쇄
“물리적 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실사 계획 아직…조선빅딜 난항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임·단투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합병작업을 두고 양사 노동조합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해 올해 첫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의 현장 실사 저지를 위한 투쟁 수위를 높이면서 향후 매각 절차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부분파업은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22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하고 상경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회사가 추진 중인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회사를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나누게 되면 자산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넘어가고, 수조원대 부채는 대부분 신설 현대중공업이 감당하게 된다고 주장해 왔다.

회사는 이날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번 파업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행위로 보고, 향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물적분할을 승인하는 임시 주주총회는 이달 31일 열릴 예정이며 이날을 전후로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매각을 위한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의 실사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가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를 앞두고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대우조선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8주간 실사를 하기로 합의하고, 필요하면 2주의 기간을 추가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실사 돌입 7주째인 16일 현재 현장 실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현장 실사 일정은 조율”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거제지역 시민단체, 현대중공업 노조 등과 함께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심사를 공정하게 다루는지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최종 인수하려면 유럽을 포함한 중국 및 일본 등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험로가 남아 있는데 조선 빅딜 작업 초반부터 난항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임·단투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에서 박근태 지부장 등 노조 간부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을 반대하며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후 울산시 동구 본사에서 조합원 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