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비되어 떠난 할머니"…전국 대학생, 김복동 할머니 추모식 진행

by황현규 기자
2019.01.29 19:59:24

평화나비네트워크, 신촌세브란스 빈소서 추모행사 진행
대학생 100여명 "할머니의 생전 추억들 기억하겠다"
내일과 모레 각각 마리몬드와 정의기억연대 추모 행사 진행 예정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이날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황현규 기자)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큰 나비되어 떠난 할머니, 잊지 않을게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복동 할머니가 암 투병 끝에 지난 28일 늦은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3세다. 김 할머니의 생전 바람처럼 이번 장례식은 시민장으로 치러졌다. 29일 장례식에는 대학생들이 모여 추모행사를 진행하며 할머니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평화나비네트워크는 이날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하며 “할머니가 잡아주신 손의 온기를 기억하면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전국 7개 시·도에서 300여개 대학 소속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회복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추모행사 발언에 나선 최나현씨는 “김 할머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앞장서 알려왔다”며 “김 할머니는 자신과 같이 조국과 고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인권과 교육 회복에 모든 것을 바쳐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추모 행사에 모인 이들이 별세 소식에 더욱 애통한 이유는 김 할머니가 항상 우리의 가장 가까이 곁에 있던 분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발언에 나선 우준하 충청평화나비 회원은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발언하시는 김 할머니의 생전 모습은 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며 “할머니의 무거웠던 마음을 이젠 놓고 편안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항상 할머니를 가슴에 새기며 기억하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를 찾은 100여명의 회원들은 발언 내내 울먹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발언 이후에는 록 밴드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를 부르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한편 김 할머니의 추모행사는 오는 30일과 31일 각각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 정의기억연대의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김 할머니는 지난 28일 오후 10시 41분경 김 할머니가 암 투병으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총 23명으로 줄었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생존자 중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최초로 유엔인권위원회에 파견돼 위안부 사실을 증언했고, 1993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서 원고로 참여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후에도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회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 설립(2012년) △전쟁·무력분쟁지역 아이들 장학금 5000만원 나비기금에 기부(2015년)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한 ‘김복동 평화상’ 제정(2017년)이 대표적이다.

한편 김 할머니는 1년여 동안 암 투병을 해왔으며, 3주 전부터 병원에 재입원해 마지막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는 “일본과 끝까지 싸워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이날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황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