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통일의 새 시대 이뤄지길"…北 예술단 화려한 막 올려

by장병호 기자
2018.02.08 22:18:21

화려한 무대·뛰어난 실력 관객 이목 사로잡아
첫 곡은 '반갑습니다'…이선희 등 가요 선보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음악 메들리도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번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 강릉을 먼저 찾았습니다. 통일의 새 시대가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지금부터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15년 6개월 만에 성사된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이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은 예상보다 화려한 무대에 뛰어난 실력으로 관객 이목을 사로잡았다. 북한 내 6~7개 예술공연단 소속 최정예 멤버 140명으로 구성된 삼지현관현악단은 무대 가운데에 전자음악 연주단체 모란봉악단을 배치하고 관현악단이 좌우로 나눠 앉아 관객을 맞았다.

공연은 남한에도 잘 알려진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시작했다. 한복을 차려입은 여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힘있게 노래를 부르며 관객 호응을 이끌어내 박수를 받았다. 이어 ‘흰눈아 내려랴’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 북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흰눈아 내려라’를 부를 때는 ‘설눈’이라는 단어를 남한 관객 정서에 맞춘 듯 ‘흰눈’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남한 노래도 많이 연주할 것”이라는 북한의 예고대로 남한 노래도 다수 선보였다. 2002년 북한에서 공연하기도 한 가수 이선희의 ‘J에게’를 비롯해 왁스의 ‘여정’,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와 ‘최진사댁 셋째 딸’ 등의 가요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북한 노래인 ‘달려가자 미래로’를 부를 때는 핫팬츠 차림의 가수 5명이 등장해 걸그룹을 방불케 하는 경쾌한 율동을 선보여 관객 이목을 끌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을 비롯한 서양음악을 메들리로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무대 뒤편에는 벽을 꽉 채운 대형 스크린의 화려한 영상과 레이저 조명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총 812명이다. 앞서 추첨으로 선정한 일반 관객 560명 외에 문화계, 체육계, 사회적 약자, 실향민, 이산가족 등 정부 초청 인사 252명이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연 시작 전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과 함께 등장해 객석 중앙을 채웠다.

이번 북한 예술단 공연은 올해 초 북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우리 측의 제안을 북한에서 받아들여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축하 공연 형태로 서울과 강릉에서 두 차례 펼쳐진다. 8일 공연을 마친 북한 예술단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하고 북으로 귀환한다.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 권혁봉(오른쪽 두번째) 문화성 국장, 현송월(왼쪽) 삼지연관현악단장, 추미애(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