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무기징역에 유가족 반발, "판결 못받아들여"

by장영락 기자
2026.09.30 17:24:23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무기징역 선고
유가족 측 "판결 받아들일 수 없다", 항소 요청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기소내용 대부분을 인정해 유죄 판단을 내렸으나 실질적 사형폐지 등 국내 사법 환경 등의 상황을 들어 사형 선고는 내리지 않았다.

뉴스1.
재판 중 사형 선고 촉구 시위와 탄원서 제출 등을 했던 피해자 유족들은 30일 무기징역현 선고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선고 후 고 이채원양 유가족 법률대리인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사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청했다.

법률대리인단은 재판부가 장윤기의 자백을 진심 어린 반성으로 평가하지 않았고 사형 선고의 필요성도 일부 인정했음에도 무기징역 선고를 한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장윤기의 성장 환경과 성행, 범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형 선고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률대리인단은 “이 사건은 피해 여고생에 대한 성폭행 목적의 살인뿐만 아니라 여러 여죄가 존재한다. 피해자마다 죄명은 다르지만 결국 각 피해자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양 어머니는 직접 “오늘 법원의 판결을 들으며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죽었다”며 선고를 비판했다. 이양 어머니는 “꿈 많던 채원이가 마지막 순간 느꼈을 공포와 남겨진 부모가 평생 짊어질 슬픔을 재판부가 헤아렸는지 묻고 싶다”며 “이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단 하루의 감형이나 가석방도 불가능한 무기징역으로 강력범죄자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재판부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양형 이유를 통해 사형 선고를 내리지 않은 데 대해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는 사법 현실상 가석방 없는 절대적 무기징역형이 없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내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재확인했다. 다만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피고인의 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이 유가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1997년 집행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그러나 형법상 사형제가 폐지되지 않아 미집행 사형수는 현재까지 56명이 생존해 수형 중이며 2020년대 이후로는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극악범의 경우에도 사형 선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 사형 선고는 2016년 군 총기난사 사건 범인 임도빈의 재판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