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행객 휴대품에서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국경방역 ‘긴장’

by김형욱 기자
2019.05.16 18:13:18

소시지·순대서 바이러스 유전자…지난해 8월 이후 17번째

이개호(오른쪽 3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 2월25일 인천공항에서 현장 검역 관계자로부터 불법 휴대 축산물 실태를 보고받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인 여행객이 가져온 축산가공품에서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왔다. ASF 국내 유입을 막으려는 국경 방역 현장의 긴장감도 한층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29일 중국 산동성에서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중국인 여행객으로부터 압수한 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또 중국 저장성에서 5월7일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중국인 여행객으로부터 압수한 순대에서도 같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왔다. 모두 중국에 퍼진 ASF 바이러스 유전형과 같은 Ⅱ형이었다.

ASF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이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이를 막을 백신도 없다. 원래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유행했으나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첫 감염 사례가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은 물론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주변국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소비국인 중국이 큰 타격을 입으며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이후 국경 검역을 강화했고 이후 꾸준히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오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 2건이 추가되며 17번째가 됐다. 지금까진 모두 전염성이 있는 생 바이러스가 아니었으나 언제 생 바이러스가 국경 방역망을 뚫고 국내에 침투할지 알 수 없다.

농식품부는 국경방역 강화조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6월부터 축산물을 의도적으로 가져오다가 적발돼는 여행객에 대한 과태료를 현 10만~100만원에서 500만~1000만원까지 높이는 등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사관이나 기내홍보를 통한 외국인 안내도 강화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SF 발생국 여행 땐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소시지나 순대, 만두 등 현지 축산가공품을 반입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며 “특히 돼지사육 농가는 ASF 예방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