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좋고 매부좋고' 임금피크제 대기업 절반 도입

by이지현 기자
2015.07.01 19:42:30

30대 그룹 계열사 47%가 시행
삼성그룹 전계열사 순차 도입
56세부터 적용 가장 많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LS전선은 2007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1962년 설립된 LS전선은 해마다 30~40여명이 정년을 맞는다. LS전선 전체 직원수는 4600여명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22년, 평균연령은 47세다. 숙련공 고령화라는 문제 때문에 LS전선은 10여년 전부터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회사측은 호봉제 임금체계 아래서 숙련공 정년연장 시 늘어날 인건비 부담이 걱정이었다. 노사는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논의, 2007년 노사합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LG전선 근로자들은 56~57세까지는 2년간 물가상승률 수준인 2%에서 임금인상률이 제한된다. 58~60세구간에서는 15% 삭감된 급여를 받는다.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는 연간 350명 규모다.

김환 LS전선 노경지원실장은 “고용을 보장받자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졌다”며 “직원들이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다보니 업무 생산성까지 개선됐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덜면서 고숙련 근로자와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급여 삭감을 감수하는 대신 고용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노사 ‘윈-윈’의 임금모델이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 378개사 중 47%(177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차, SK 등 자산총액 기준 1~15위 그룹은 계열사 275개 중 55%(151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LS,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등 자산총액 기준 16~30위 그룹은 103개 계열사 중 25%(26개)사가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가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 2016~2017년 회사 규모에 따른 정년안정법 적용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 LG, 롯데, 포스코, GS그룹 등도 내년까지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적용·추진할 예정이다.

30대 그룹에 포함된 7개 공공기관 중에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연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 48개소를 분석한 결과 임금이 감액되는 연령은 56세가 37.5%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58세(29.2%) △57세(16.7%) △59세(12.5%) 등이 이었다.

(고용노동부 제공)
임금피크제에 따른 연령별 임금 감액 비율은 대부분이 1년에 6~10%씩 깎는 구조였다. △56세 10% △57세 19% △58세 27% △59세 34% △60세 40% 등의 차등을 뒀다.

임무송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사간 나름대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청년들의 취업난 완화와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위해 30대 그룹 노사의 보다 적극적이고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