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8.05.15 14:41:26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경제개방 의지를 대외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로 구성된 참관단이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중국의 개발 현장을 시찰하러 나섰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참관단은 15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에서 출발해 농업과학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두 시간가량 농업과학원에 머물며 고위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관단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북한의 최대 현안이 식량난 해결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기술을 통해 농업 생산량을 확대하고 빈곤문제를 해결한 만큼 이를 참고해 북한 역시 비핵화 이후 빈곤문제 탈피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북한 참관단이 방문하는 동안 농업과학원에는 무장경찰과 공안 등 경호 인력이 대거 배치돼 외신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경호 담당자들은 북한 참관단이 작물과학연구원으로 들어간 뒤 현장을 취재하던 취재진의 카메라와 휴대폰을 압수해 가기도 했다.
참관단은 오전 11시께 작물과학원 참관을 마친 뒤 농업과학원 내에 있는 농업과학기술 전시관으로 이동해 관람했다. 농업과학원 일정 이후에는 오찬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오찬을 마친 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협동 개발구의 하나인 톈진을 방문하거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의 ‘천년대계’로 추진 중인 경제특구 신도시 슝안신구 건설 현장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방중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에는 박태성 부위원장을 비롯해 류명선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김능오 노동당 평안북도 위원장, 김수길 노동당 평양 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참관단은 베이징시 등 주요 도시 관계자들과도 회동해 경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참관단은 베이징을 둘러본 뒤 상하이 등 중국의 대표 도시와 더불어 북·중 경협의 상징인 동북 지역의 도시들도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직후 노동당 친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해 7박 8일간 베이징과 상하이와 지린, 헤이룽장성 등 경제 현장을 둘러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