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 행정부 탈퇴로 자금난…비용 절감·기부 유치 '안간힘'
by신하연 기자
2025.03.13 21:19:34
보건사업 우선순위 조정 추진…인력 감축 가능성도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의 탈퇴로 인한 심각한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기부 유치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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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최근 라울 토마스 WHO 사업 담당 부국장은 직원들과 비용 절감 방안을 공유하며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방안에는 WHO의 각 세부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해 시급하지 않은 보건 사업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각 회원국과 민간 기부자로부터 더 많은 기부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WHO는 제네바 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로 계약을 1년마다 갱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제네바 본부 인력의 일부 업무를 회원국으로 분산시켜 운영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인력 감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재정 상황에 따라 감원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재정난은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 결정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미국은 지난 1월 22일 유엔에 WHO 탈퇴를 공식 통보하며 WHO가 중국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회원국 분담금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은 194개 회원국 중에서도 WHO의 가장 큰 자금 제공국이었다. 미국은 WHO 정규 예산의 5분의 1을 담당했으며, 최근 2년간 WHO가 모금한 긴급 자금의 34%를 기부했다. 미국의 탈퇴로 인한 예산 공백이 WHO의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WHO는 지난달 열린 집행이사회에서도 예산 공백 해소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