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년 온라인 카지노 적발 158건…1년새 3배 '역대 최다'
by방성훈 기자
2026.04.23 15:31:10
연간 베팅액 11조원…연예인·운동선수에 판사까지
경험자 337만명…10~30대가 65% 젊은층 집중
사이트 삭제·차단은 난항…447건중 43건만 응답
해외서 운영해 접근 한계…차단은 위헌 소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에서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지노에 접속해 돈을 거는 이용자에 대한 경찰 적발이 급증하고 있다. 개정법 시행으로 관련 광고·게시물은 크게 줄었지만, 해외에 거점을 둔 사이트 자체를 닫는 일은 여전히 벽에 부딪혀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이 지난해 전국적으로 적발한 온라인 카지노 도박 사건은 15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55건)의 2.9배 수준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오프라인 매장까지 포함한 적발자 수도 317명으로 전년(279명)을 웃돌았다. 일본 경찰청은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도박 이용자의 자진 신고와 주변 사람의 익명 제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요 특징으로는 연예인과 운동선수의 온라인 카지노 이용이 잇달아 발각됐다는 점이다. 올해에도 각계 각층에서 적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니가타 간이재판소 판사가 상습도박 등 혐의로 재택 기소됐다.
일본 형법은 도박을 금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라 해도 일본 국내에서 접속해 돈을 걸면 도박죄가 적용된다. 경찰청이 지난해 3월 공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내 온라인 카지노 경험자는 약 337만명, 연간 베팅액은 약 1조 2000억엔(약 11조 1400억원)에 이른다. 10~30대가 경험자 전체의 65%를 차지해 젊은 층 확산이 문제로 지적된다.
적발 사건 대부분은 개인 이용자였다. 반면 이용자를 끌어모아 광고 수익을 얻는 ‘제휴업자’(어필리에이터)나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행업체 등 ‘운영자 측’ 적발은 8건으로 전년보다 1건 줄었다.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 사업자 자체에는 일본 법률이 미치지 않아 수사 문턱이 높은 탓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인터넷상 ‘입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정 도박 등 의존증 대책 기본법은 카지노 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와 홍보를 위법 행위로 규정해 규제를 강화했다.
이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총무성 위탁 조사에서 개정법의 성립·시행을 전후로 온라인 카지노 관련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0월까지 반년간 게시물 수는 종전의 2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이트 자체를 없애는 작업은 더디다. 경찰청 위탁을 받은 ‘인터넷 핫라인센터’가 지난해 9~12월 해외 사업자 등에 일본어 사이트와 앱 447건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으나, 실제로 삭제된 것은 43건, 일본에서 접속이 차단된 것은 약 30개 사이트에 그쳤다. 경찰청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어 서비스 중단 요청을 이어갈 방침이다.
해외에서 도입된 대책 가운데 불법 사이트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는 ‘블로킹’(접속 차단)도 있지만, 일본 헌법이 보장하는 ‘통신의 비밀’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총무성 전문가 회의에서 도입 여부를 신중히 논의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카지노 문제에 정통한 도리하타 요이치 시즈오카대 명예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돈을 걸 수 있는 온라인 카지노는 의존증에 빠지기 쉽고, 단시간에 거액을 잃은 젊은이들이 이른바 ‘어둠의 아르바이트’(범죄 아르바이트)로 흘러갈 우려도 있다”며 규제와 적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