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도 못 피한 유가·환율 악재

by남궁민관 기자
2018.05.15 14:36:41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현황.(자료=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이며 앞서 실적을 발표한 다른 정유사들과 동일한 행보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라 정제마진(원재료와 제품가격의 차이)이 줄며 수익성이 저하됐고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역시 주요 악재로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12조1661억원, 영업이익 7116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1% 감소한 부진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5% 감소한 4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은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유가 변동 및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앞서 실적을 발표한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1분기 나란히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52.3% 감소한 28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에쓰오일은 23.4% 감소한 2555억원, 현대오일뱅크는 11.6% 감소한 313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을 비롯한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정유산업은 불황과 호황을 주기적으로 거치는 사이클 산업인만큼 비정유 부문 확대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을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64,4%를 비정유 부문에서 달성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비중을 끌어올렸다.

각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먼저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약세 및 컨덴세이트 프리미엄 상승, 재고관련 이익 감소 등 악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5억원 감소한 영업이익 3254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PE, PX, 벤젠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강세로 전 분기 대비 219억원 증가해지만 초호황기 였던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99억원이 줄어든 28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윤활유부문은 꾸준한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339억원 늘어난 1286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상승에도 페루 광구 사정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125억원 감소한 44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비정유 사업 중심의 차별적 경쟁력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인 결과 감소폭은 줄일 수 있었지만, 실적감소를 완전히 비켜가진 못했다”며 “회사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기반으로 딥체인지 2.0 추진을 더욱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키워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