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월 트럼프와 회동 전 김정은과 마주 앉을까?(종합)

by김성곤 기자
2019.05.16 17:26:52

북미대화 답보 속 文대통령·트럼프 6월에 또다시 정상회담
2월 베트남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한반도 비핵화 분수령
北화물선 나포·발사체 도발, 북미대화 재개의 걸림돌 작용
한미정상회담 이전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성사 여부 관심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전 문재인 대통령의 방명록을 보고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한미정상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의 정상회담에 이어 두 달 여 만에 또다시 자리를 함께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하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담판이 빈손회동으로 끝나면서 교착국면은 예상 밖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대외 통상·외교안보 현안으로 중국·베네수엘라·이란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북핵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북미간 엇박자가 지속되면서 이전 대화성과마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 등 맞교환 방식에 대한 북미간 시각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북미가 여전히 상대국 정상에 대한 신뢰는 유지하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위험수위다. 더구나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또 미국 정부의 북한 화물선 억류는 대화 재개의 또다른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차 남북정상회담과 6월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만들어진 대화국면이 원점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한미정상이 또다시 만나는 건 결국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6월 회담은 중요하다. ‘전쟁에서 평화로’를 외치며 한반도 평화의 설계자이자 중재자로서 노력해왔지만 최근 성과는 크지 않다.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을 화두로 던졌지만 대화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미대화의 선순환도 지지부진하다. 연말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무산 이후 남북관계 개선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안갯속이다. 한때 대북특사 파견 또는 판문점에서의 원포인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깜깜 무소식이다.



사실 쟁점은 단순하다.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싼 남북미 3국 정상의 인식 차이다. 이때문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담이 성과를 거두려면 사전조율이 필수적이다. 한미→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바로 4차 남북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을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9일 KBS와의 취임 2주년 특집대담에서도 “지금부터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정상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6월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미대화 재개에도 파란불이 켜지게 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다만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는 어디만큼 진도가 나와 있고 어떤 문제들만 풀리면 되는지를 확인해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과 형식은 아직 미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7·8일 1박2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해 정상회담을 비롯해 △현충원 참배 △국회연설 △주한미군 평택기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