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KB금융, 잉여자본 주주에 푼다
by정두리 기자
2024.10.24 19:50:21
3분기 순익 1.6조…올해 누적 4.4조 ‘역대 최대’
NIM 축소에도 은행·비은행 균형 성장이 실적 견인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KB금융지주가 올 3분기 누적으로 4조 40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아울러 ‘보통주자본비율’에 기반한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율을 최소 40%,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출장 중인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까지 직접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나타냈다. 내년부터 보통주자본 비율(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그룹 경영관리체계 개편은 물론 일선 영업현장 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도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4일 “수익성,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 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의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이 1조 6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9%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 39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4% 증가하며 역대 가장 많다. 분기 최대 이익이던 올해 2분기(1조 7322억원)와 비교하면 6.8% 줄었다. 이는 비이자이익이 7.9% 증가했음에도 순이자마진(NIM)이 13bp(0.13%포인트) 하락한 영향으로 이자이익 축소와 2분기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신용카드·투자은행(IB) 수수료 증가로 3분기 수수료 수익이 작년 대비 9427억원(4.6%) 늘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로 3분기 기타영업손익도 전분기보다 23.4% 증가한 3987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이익이 늘어나면서 KB금융의 3분기 총영업이익(4조 5064억원)에서 이자이익(3조 165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0.2%다. 2분기(72.1%)에 비해 이자이익 의존도가 소폭 낮아진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전 분기보다 9.9% 줄어든 4981억원을 적립했다.
주요 경영지표 가운데 3분기 누적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5%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갔다. 3분기 그룹과 은행 NIM은 각각 1.95%포인트, 1.71%포인트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3bp 하락했다. 이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리프라이싱 가속화,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 NIM 하방압력 요인이 3분기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누적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bp 개선된 0.41%를 기록했다. 부동산 PF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일부 환입이 발생하는 등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했다. 9월 말 기준 CET1비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3.85%, 16.75%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1조 1120억원)이 작년 동기(9969억원)보다 11.5% 늘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6179억원으로,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KB증권(1707억원), KB손해보험(1680억원), KB카드(1147억원), 라이프생명(745억원), KB자산운용(247억원), KB캐피탈(585억원), KB부동산신탁(197억원)의 순이익도 각 53.1%, 8.3%, 44.3%, 26.1%, 94.5%, 9.3%, 42.8% 증가했다. 다만 KB저축은행(-25억원)은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의 관심은 KB금융이 연말로 예정된 밸류업지수 리밸런싱 특례 편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혔던 KB금융은 낮은 PBR 등을 이유로 지수 편입에 실패했는데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발표한 강화한 주주환원책 발표로 지수 재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