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발급 느는만큼 장롱카드 급증
by정병묵 기자
2024.11.05 18:52:54
3분기 휴면카드 4000만장 돌파…2년전보다 1000만장↑
마케팅 경쟁 치열…혜택만 뽑아 쓰고 안 쓰는 고객 늘어
발급 비용 급증 등 수익성 악화로 카드업계 '골칫거리'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잠자고 있는 신용카드 매수가 총 4000만장을 돌파했다. 카드사가 실적 악화로 각종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발급 매수가 폭증한데다 혜택만 한 번 누리고 더는 사용하지 않는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KB국민·현대·삼성·신한·롯데·우리·하나)의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휴면 신용카드 수는 4149만장으로 집계됐다. 2022년 3분기 3094만장, 2023년 3분기 3650만장에서 지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총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 신용카드 수 비중도 2022년 3분기 15.39%에서 올 3분기 17.55%로 늘었다. 카드업계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최근 2년여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담은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출시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카드 발행 매수 자체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 2980만개로 전년 말(1억 2417만개) 대비 563만개(4.5%) 증가했다. 전체 카드 발급 매수가 늘어난 가운데 최근 ‘프리미엄 카드’ 등 열풍이 휴면카드 폭증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작년부터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원래 고소득자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카드였으나 카드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일반 소비자도 연회비 이상 혜택을 뽑는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프리미엄 카드 대중화가 이뤄졌다. A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10만원이지만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일시, 각종 상품권 등으로 10만원 상당을 페이백 해 주는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적 유지 시 공항 라운지, 발렛파킹 이용 등 혜택도 누릴 수 있어 소비자로서는 이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마케팅 직원들이 아예 ‘일단 외국 나가기 전달에 최소 실적만 충족한 뒤 공항 라운지, 발렛파킹 서비스 이용하고 그 뒤에는 안 써도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소비자로서는 한 번만 써도 무방하기 때문에 휴면카드 폭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카드 늘어나는 카드 발급비용도 카드사에 숙제로 남겨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2777억4600만원 수준이던 8개 카드사의 발급비용은 작년 말 3193억 600만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