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뿌렸다가 시력상실…샤넬인 줄 알고 샀다가 봉변
by강신우 기자
2026.08.14 12:00:04
SNS서 산 ‘짝퉁 샤넬 화장품’…알고 보니 유해물질 범벅
소비자원, 위조 화장품 34개 제품 조사
향수서 메탄올 기준치 최대 484배 초과
핸드크림 ‘위해 보존제’ 립스틱 ‘납’ 검출
“파격 특가 의심, 인증 판매처 이용해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에서 메탄올과 납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무더기로 검출됐다.
특히 일부 위조 향수에서는 시력 상실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이 안전기준의 최대 48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사진=소비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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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은 충남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최근 압수된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 34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11개(32.4%) 제품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향수 18개, 핸드크림 6개, 립스틱 5개와 바디미스트·파운데이션 등 기타 화장품 5개다. 소비자원은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보존제와 메탄올, 중금속, 향료 등의 안전성을 시험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조 향수다. 조사 대상 위조 화장품의 절반 이상인 18개(52.9%)가 향수였는데, 이 가운데 6개(33.3%)에서 메탄올이 73.7~96.9% 검출됐다. 현행 유통 화장품의 메탄올 허용 기준이 0.2%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기준치를 368~484배 초과한 수준이다.
정품 향수는 일반적으로 향료를 녹이는 용매로 에탄올을 사용하지만, 위조 화장품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독성이 강한 메탄올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분석이다. 순도 99.5% 이상 제품을 기준으로 1ℓ당 에탄올 가격은 약 11만원인 반면 메탄올은 약 1만 4000원 수준이다.
메탄올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핸드크림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조사 대상 6개 가운데 3개(50%)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보존제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립스틱과 바디미스트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왔다. 립스틱 5개 중 1개에서는 납이 31.0㎍/g 검출돼 안전기준인 20㎍/g을 넘었다. 기타 화장품 가운데 바디미스트 1개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CMIT가 0.6㎍/g 검출됐다.
CMIT와 MIT는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과 호흡기·눈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납 역시 어린이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충남경찰청이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28억원 상당의 위조 명품을 판매한 일가족 4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물품 중 일부다. 경찰은 당시 정품 가격 기준 약 200억원 상당의 모조품 7300여점을 압수했고, 소비자원은 이 가운데 브랜드 위조 화장품 34개를 넘겨받아 안전성을 조사했다.
소비자원은 위조 화장품의 경우 성분 배합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나 제조 과정의 위생 관리가 미흡할 가능성이 큰 만큼 구매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중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저렴하거나 ‘타임 세일’, ‘한정 수량’ 등을 내세운 제품은 위조상품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SNS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할 때는 판매자 정보와 기존 구매자의 가품 의심 후기 등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인증된 판매처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 위조상품을 구입했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제품 외관과 로고, 바코드, 제형 등을 촬영하고 구매 영수증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뒤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위조상품 구매 예방 캠페인 등을 통해 유통 차단과 구매 근절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