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김진태 의원 둘러싼 국회 앞 갈등…"제명"vs"윤리위 취소"

by손의연 기자
2019.02.13 17:38:26

13일 오후 국회 앞, 5.18망언 둘러싼 갈등상황 일촉즉발
5.18 관련 단체 "김진태 등 자한당 소속 의원들 제명하라"
김진태 지지자 모임 "김진태 윤리위 제소 취소하라"

5.18 기념재단을 비롯한 관련 단체의 5.18과 관련 비판적 발언을 한 국회의원 제명과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는 상경시위를 벌인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5.18 단체 참가자와 보수단체가 충돌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한 발언을 두고 연일 논란이 뜨겁다. 5·18 관련단체들은 집회를 열고 자한당에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등 의원을 제명할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은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취하하라고 요구하며 맞불집회로 맞섰다.

5·18재단 이사장·상임이사,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장, 광주시민단체협의회·진보연대·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장 등 5·18 관련 단체는 13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한당은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이완영 등 소속 의원을 제명하고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후식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며 “정당 대표들과 국회의장에게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언약을 받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국회 앞 한 켠에서는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 이들은 5·18단체 관계자들이 발언을 이어갈 때 몇 차례 고성을 지르며 방해했다. 다만 경찰이 이들 사이를 막고 있어 몸싸움 등 충돌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한 60대 여성은 “우린 자유한국당 책임당원이고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다”라며 “다음 투표 때 김 의원을 찍으려 했는데 윤리위 제소라니 이는 말도 안 된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날 낮 12시쯤 김 의원 지지자들은 국회 본청 앞까지 진입해 불법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공정한 정당 대회를 보장하라’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국회 본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불복하며 땅바닥에 드러누워 버티다가 결국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제가 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발언은 지난 8일 김진태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나왔다. 이날 김 의원은 “5·18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물러서면 안 된다”며 “법에 정해진 북한군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고 한다”고 발언했다. 이종명 의원 또한 “5·18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폭동이라고 했는데 이후 20년이 지나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축사자로 참여한 김순례 의원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으로 일궈낸 자유 대한민국 역사에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5·18 관련 단체는 자유한국당에 항의하며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광주지역 5·18 민주화운동 기념단체인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은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5·18 관련 단체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한국당 의원 제명·징계 △자한당의 사과 △5·18 왜곡·폄훼 처벌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은 오는 16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이들의 망언을 규탄하는 100만 광주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23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국민 촛불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5·18 단체 관계자는 “자한당이 비하 발언을 한 의원들을 제명할 때까지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번 사건과 같이 의원들이 5·18에 대해 망언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