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겨레말큰사전, 작은 통일…남북합의 이행 노력할 것”

by김미경 기자
2021.02.22 18:51:10

22일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포럼 축사
같은 말 사용하는 남북, 공동체 희망의 근거
2015년 공동회의 끝으로 진척 없지만
"한반도 평화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2일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발간 작업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열린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 ‘토착 언어의 지속가능한 발전’ 영상 축사에서 “현재 8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업이 조속히 진척되고 완료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안에 남북 정상 간의 많은 합의들을 전면적으로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면서 “겨레말큰사전의 완성을 포함해 남북이 그 가치를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기들이 보다 많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뉴스1).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2005년 남북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겨레말사전 편찬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분단 후 이질화된 남북의 언어를 집대성하는 것이 목적으로,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33만여개 어휘를 담은 사전 발간이 목표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5·24 조치 등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사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고, 2015년 12월 제25차 공동회의를 끝으로 아무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 장관은 “같은 말을 사용하는 남과 북은 생각의 뿌리가 같고, 이는 우리가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며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과정을 그 자체로 작은 통일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 역사, 체육 등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한 다방면의 교류·협력도 지속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장관은 “겨레말큰사전의 여정은 한반도의 통일과 민족공동체 복원을 향한 작지만 단단한 발걸음이 됐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대한민국 정부의 자세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 남북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협력 과제부터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새로 출범한 미국 신정부와 정책적 조율을 이루는 동시에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주도적인, 능동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