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이낙연 총리, '반쪽' 논란 '소통'으로 돌파할까(종합)

by피용익 기자
2017.05.31 19:47:27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국회 인준을 통과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국정 2인자 자리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월10일 ‘1호 인사’로 발표한 지 3주 만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서 가까스로 인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반쪽 총리’라는 오명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향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데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향후 협치에 대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위장전입 전력 등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공약인 ‘책임 총리’를 구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총리는 자신의 강점인 ‘소통’을 통해 이같은 난관을 헤쳐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과 성심을 갖고 대화하겠다”며 “정부가 하는 일을 성심껏 설명드리면 서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일성도 ‘소통’과 ‘통합’이었다. 이 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의전과 경호의 담장을 거의 없애고, 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낮은 총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앞장서서 탕평을 실천함으로써 ‘가장 공정한 총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어렵게 임명한 이 총리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헌법상에 규정돼 있는 국무총리의 권한, 그것을 실질적으로 그렇게 보장을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무총리에게 내각 통솔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과거 정부에서 국무총리의 역할이 대독 또는 의전총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전남 영광의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후 동아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를 거쳐 도쿄특파원,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지내는 등 언론인으로 21년 간 일했다. 이번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그가 기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영도자’라고 표현했던 것이 드러나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부 기자 때 ‘동교동계’로 불리는 옛 민주당을 출입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함평·영광에서 출마해 정계에 진출했다. 2002년 대선 직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분당 때 이른바 ‘꼬마 민주당’에 남아 ‘탄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당선되는 등 19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언론인으로서 세상과 소통해온 그의 강점은 초선 시절부터 발휘됐다. 2001~2002년 두 차례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지내며 ‘명(名) 대변인’으로 불렸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2년 대선 때 선대위 대변인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당의 입’으로 발탁돼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중앙 행정 경험은 없지만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전남지사에 선출돼 3년 가까이 도정을 이끌었다. 다만 전남도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꼴지를 기록한 점은 오점으로 남아 있다. 공정한 인사를 강조하면서도, 전남지사 경선 때 도움을 준 측근에게 ‘보은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총리가 문재인정부 초대 총리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다면 차기 호남권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이 후보자는 지난해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대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16·17·18·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대표비서실장·대변인·기획조정위원장·원내대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 사무총장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전남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