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낭만, 맹수의 눈빛… 무더위 잊은 에버랜드의 여름밤

by김은아 기자
2026.08.14 11:48:02

반딧불이 축제 ·나이트 사파리 등
야간 프로그램 무료 개방 '인기'

한여름밤의 반딧불이 축제 체험장
[용인(경기)=이데일리 김은아 기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가 유료로 운영하던 동물원 여름밤 프로그램을 무료로 개방한다. 시골 마을의 한여름밤 정취 가득한 축제, 체험 프로그램부터 한 밤중 즐기는 사파리 등으로 다양하다.

동물원 여름밤 프로그램의 대표 주자는 1만 3000여 마리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는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 축제’ 체험장이다. 체험에 앞서, 주키퍼(사육사)들이 반딧불이의 생애부터 빛을 내는 이유, 암수 구별법 등을 들려주는 이론과 체험을 겸비한 프로그램이다.



반딧불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촉촉한 토양과 습지를 선호하는 반딧불이가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덕분에 가습기를 틀어놓은 듯 축축한 공기가 코에 닿는다. 주키퍼의 신호에 맞춰 모든 조명이 꺼지면 약속이라도 한 듯 탄성이 터진다. 반짝반짝 작은 불이 120㎡ 공간을 가득 채운다. 청정지역에만 사는 반딧불이는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탓에 어른, 아이가 따로 없이 감탄하기 바쁘다. 반딧불이는 빛에 약해 체험하는 동안은 핸드폰을 꺼낼 수 없다. 덕분에 반딧불이의 연둣빛 불빛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체험 공간은 반딧불이를 위해 조도를 늘 어둡게 유지해두어, 낮에도 여름밤 체험이 가능하다.
'썸머 나이트 사파리'의 맹수들
‘썸머 나이트 사파리’ 역시 7월부터 무료 개방한 공간이다. 낮의 사파리가 무방비하게 낮잠을 즐기는 맹수들로 평화로운 분위기였다면, 어스름녘에는 상반된 분위기가 펼쳐진다. 밤에 활동량이 많아지는 맹수들이 야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어어~ 오지 마!” 호랑이사에 들어선 사파리 버스 안에서는 성인 남성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뱅갈호랑이가 예고 없이 버스로 달려든 순간이었다. 버스의 큼직한 통유리창 덕분에 스릴은 배가 된다. 야생에 들어와 있는 듯한 실감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썸머 나이트 사파리'의 맹수들
에버랜드의 새로운 스타도 기지개를 켰다. 지난 6월 태어난 아기 사자 라온이다. 에버랜드에 8년 만에 탄생한 아기 사자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 요정’ 양창섭 선수가 같은 사자 패밀리로 직접 이름도 하사(?)했다. 아직 하루의 대부분을 잠에 취해 보내는 중이지만, 해 질 녘 즈음에는 활기를 되찾는다. 통통한 배, 짧뚱한 다리로 장난감을 사냥하는 천진한 모습에 관람객은 귀여워서 몸살을 앓는다. 더위로 동물원이 한적한 지금이 라온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아기 사자 라온이
40도를 넘나드는 올해 여름은 동물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일본 도쿄의 동물원에서는 폭염으로 사자 3마리가 폐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에버랜드는 동물별 맞춤 케어로 살뜰히 보살피는 중이다. 야외 방사장에는 곳곳에 가림막을 설치해 햇볕 쉼터를 만들었고, 미스트를 분사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특식은 얼음에 넣어 시원하게 제공한다. 에버랜드 동물을 총괄하는 정동희 동물원장은 “먹이 안에 더위와 영양제를 더해 제공하는 등 동물들의 건강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동물 복지를 고려하면서 관람객과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