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수장 전화통화…“양국 관계 책임있는 관리 필요”

by김형욱 기자
2022.10.31 22:57:55

관계 회복 가능성 타진했으나…주된 관심사 엇갈린듯
내달 양국 정상 만남 성사 주목…양국 모두 언급 없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무역 갈등이 커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양국 외교 수장이 전화 통화로 양국 관계 회복 가능성을 타진했다. 다만, 같은 통화에 대한 양측 설명이 조금씩 엇갈리며 현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월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걸으며 이야기하는 모습. (사진=중국 외교부)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31일(한국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은 왕이 부장에게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왕 부장에 전했다. 왕 부장 역시 “각국이 냉정한 결단, 외교적 노력으로 상황을 더 악화하지 않도록, 통제 불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평화를 위해 1%의 가능만으로도 100% 노력해야 한다”고 미 국무부 측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아이티의 인도주의와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곳 국민을 돕기 위한 행동의 필요성도 전했다.

중국 정부도 외교부 홈페이지에 양국 외교 수장 관 전화 통화 사실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블링컨 장관에게 “중·미 관계를 안정적 발전 궤도로 되돌리는 것은 중·미 공동 이익은 물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며 국제 자유무역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했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왕 부장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애물인 미국의 중국 탄압·억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세계는 미·중 협력을 기대한다.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해 중국과 소통을 유지하며 양국 관계의 기반을 탐색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 외교부 모두 양국 수장이 전화 통화를 통해 미·중 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탐색했다고 전했으나 대화 내용 중 주된 관심사는 엇갈린 모양새다.

미·중 정상은 모두 오는 11월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질 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양국 외교부 모두 이번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언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