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매듭 의지 밝힌 박범계…소통式 개혁 이끌까

by남궁민관 기자
2021.01.04 18:56:28

인사청문회 준비단 새해 첫 출근하며 검찰 개혁 의지
"박상기·조국, 추미애까지 개선…내게 마무리 맡겨"
일선 검사들엔 "공존가능한 정의 말씀드리고 싶어"
지난달 첫 출근 이어 또 소통 강조…"尹과 인사 협의"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앞선 법무부 장관들의 뒤를 이어 자신이 ‘검찰 개혁’을 마무리짓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추미애식 일방통행의 개혁이 아닌 소통을 통한 개혁을 강조하며 검찰 구성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청사에 자신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꾸린 박 후보자는 4일 오후 새해 첫 출근길에 기자실에 들러 이같이 밝혔다.

먼저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저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는 검찰 개혁을 마무리해 달라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 검찰 개혁을 위한 후속 작업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박상기·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에 이르기까지 검찰 개혁과 관련 제도 개선이 많이 진전됐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있고 수사권 개혁과 형사 공판 중심의 조직 개편도 있었다. 인권친화적 수사를 위한 환경도 갖춰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청법상 검사동일체 원칙은 개정됐으나 여전히 상명하복의 검찰 특유 조직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검사들에게 우리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 가능한 정의를 말씀드리고 싶다”며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검찰 개혁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직면한 당면 과제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라 이뤄진 검·경 수사권 조정의 조기 안착과 이달 내 출범이 예상되는 공수처 정상 운영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구조 속 불거진 검찰 내부의 불만을 추스리고 개혁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 역시 풀어야 할 난제다.

박 후보자 역시 추 장관에 비견할 ‘강성 검찰개혁론자’로 꼽히지만, 그가 추진할 검찰 개혁은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으로 일관된 추 장관과는 사뭇 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후보자는 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 지난달 31일 준비단 사무실을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한 이유를 설명하며 “여의도에는 민심이 있고, 서초동에는 법심(法心)이 있다. 민심에 부응하되 법심도 경청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청에 사무실을 정했다”고 검찰과의 소통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이날 역시 이달 중 단행될 검찰 인사와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과 협의해 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곧 있을 검찰 인사에서도 검사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법무부장관은 제청권자로 총장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아직 청문회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후보자에 불과하지만, 장관 임명이라는 감사한 일이 생기면 정말로 좋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