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입에서…" 방심위, 배성재 라디오 발언 지적
by채나연 기자
2025.03.05 21:00:47
방심위, 7개 라디오 프로그램 ‘관계자 의견진술’ 의결
'배성재의 텐' 배성재 "야한 꿈 꾸세요" 발언 지적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 출신 진행자가 부적절한 방송 언어를 사용했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적이 나왔다.
 | 배성재 아나운서가 19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상동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2018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 개막식에서 사회자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19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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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는 지난 4일 부적합한 방송 언어를 다수 사용한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들에 대해 연이어 ‘관계자 의견 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제작진의 해명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심의는 지난 1월 공개된 ‘청소년 청취자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심의 대상이 된 프로그램들은 KBS 2FM ‘볼륨을 높여요’와 ‘몬스타엑스 I.M의 키스더라디오’, MBC FM4U ‘윤태진의 FM데이트’와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SBS FM ‘웬디의 영스트리트’, ‘배성재의 텐’, ‘딘딘의 Music High’ 등 7개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배성재의 텐’에서는 “조곤조곤 멕이는” “고학력 헛소리” “발작 버튼” “야한 꿈 꾸세요”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딘딘의 뮤직 하이’에서는 진행자의 래퍼 딘딘이 청취자 사연을 읽으면서 “아, 이게 뭐야” “이게 무슨 말이야” “너무 터무니없잖아” “서운할 만한 포인트인 거 같아요”라고 언급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윤태진의 FM데이트’ 해당 방송분은 진행자인 방송인 윤태진이 “요즘 런닝이 엄청 유행입니다”, “라이더분들이랑 러너분들이 진짜 많아졌어요”라고 발언하는 내용 등을 내보냈다.
전미영 방송언어특별위원은 “방송에서 사용을 자제해야 할 이야기들을 오히려 더 강조하듯 재미 요소로 부각하고 있어 심각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아이돌 출신 진행자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아나운서 출신까지도 굉장히 심각하게 부적절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특히 ‘배성재의 텐’을 진행하는 배성재를 언급하며 “아나운서 출신이고 나름 배테랑인데 ‘두들겨 패는’ 이런 식의 표현을 서슴없이 쓴다”며 “방송에서 이끌어갈 때 즐겁게, 자신의 특징이라고 생각이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제작진들까지도 품격 있는 언어가 고루하고 지루하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이런 풍조를 더 조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소년들이) 당연히 우리가 써도 되는 언어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되는 중징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