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유암코, `車배터리`제조업체 세기리텍 214억원에 인수

by전재욱 기자
2018.09.17 18:37:51

유암코 M&A 회생계획안 지난 10일 법원에서 인가
스토킹호스로 매각가능성 높여 회생발판 마련 평가

세기리텍CI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자동차 배터리 원료 생산업체 세기리텍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인수되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인수금액은 214억원이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0일 `유암코 리바운스 제1차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세기리텍을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유암코가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로 세운 페이퍼 컴퍼니다. 이로써 세기리텍은 제3자배정유상증자로 유암코에 신주를 발행하는 등 방식으로 214억원을 수혈받게 된다.

인수합병은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진행했다. 스토킹 호스는 예비인수자와 수의계약을 맺고 경쟁 입찰을 진행하기 때문에 인수합병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다. 경쟁 입찰에서 예비인수자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기존 수의계약이 그대로 확정된다.

대구지법은 지난 5월 유암코를 세기리텍의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6월 경쟁 입찰 공고를 거쳤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암코가 최종 낙점됐다. 대구지법 관계자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합병 흥행과 성공 가능성을 확보하고, 이로써 세기리텍의 회생 가능성도 높인 사례”라고 평했다.



1000억원 규모의 1차 PEF는 조만간 고갈할 예정이다. 최근 플랜트 기자재업체 남인(200억원)과 현대모비스 1차 협력사 신광테크(190억원), 세기리텍(200억원) 등 투자가 확정되면서 잔고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암코는 곧 제2차 기업재무안정 PEF 조성에 착수할 방침이다.

세기리텍은 2010년 경북 영천에서 설립하고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재생연괴(순연괴, 칼슘연괴, 안티모니연괴)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업체다. 설립 4년 만인 2015년 12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되면서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2016년 기준 매출 35%는 현대성우쏠라이트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 회사 지분 100%를 가진 현대성우홀딩스의 정몽용 대표이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사촌관계다. 이를 통해 세기리텍은 현대성우쏠라이트를 거쳐 현대자동차 쪽으로 부품을 대왔다.

그러다 매출 부진 등으로 경영이 악화해 지난해 자산 255억원에 부채 325억원을 기록하고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국 올해 1월 대구지법에 회생을 신청했고, 지난 3월에는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됐다. 회사의 총 부채 규모는 약 28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