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친중 행보에 미 정치권 "기밀 유출 우려" 제기

by이현정 기자
2022.03.21 17:50:33

중-러 관계·인권문제에도 친중경영
미 정치인들, 우주 기술 관련 유출 방지 촉구
“머스크 친중 행보 경제적 이해관계 작용”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친(親)중국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 정치권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스페이스X 등이 보유한 미국 우주항공기술의 기밀 사항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중국 친화적 경영에 공화당 의원들을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이 제동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려의 초점은 중국이 해외공급업체를 통해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보유한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그동안 거침없는 친중 행보를 보였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유대관계와 인권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과의 친밀한 거리를 두는 것과는 상반된다.

더구나 최근 중국이 우주 기술에 뛰어들면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심화되자 미 정치권을 중심으로 머스크의 중국 친화적 경영이 재차 우려를 사고 있다 .



크리스 스튜어트 유타주 상원 의원은 중국 정부와 스페이스X 간의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밝히는 기밀 브리핑을 제안했다. 그는 “나는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의 팬이다. 하지만 (테슬라와) 중국이 경제적 연관이 있다면 그 누구라도 이를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의원은 중국과 관계를 맺은 기업이 스페이스X에 투자한 적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상장기업인 스페이스X의 투자자 정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2017년 중국 거대 기술기업 텐센트 홀딩스는 상장회사인 테슬라의 주식 5%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머스크는 이것은 단순한 투자 이상이라고 강조하며 트위터를 통해 “텐센트를 테슬라의 투자자이자 조언자로 두게 돼 기쁘다”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중국이 제3자를 통해 미국 우주기술 기밀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 정보 기관이 중국 관련 공급업체를 가진 회사와 계약 맺는 것을 금지하고 우주 산업 관련 미국 회사들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WSJ에 발표한 성명에서 머스크의 중국 내 테슬라 사업장을 언급하며 “중국에 진출한 어떤 기업이든 중국 공산당의 압력과 착취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머스크의 친중 행보는 중국과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과 시 주석의 지원에 힘입어 머스크는 중국을 테슬라의 가장 큰 시장으로 개척했다. 2019년 상하이에 테슬라 생산공장을 건립했을 때 중국은 저금리 대출, 저렴한 토지와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