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군비 부채제한 면제' 추진에…10년물 국채금리 급등

by양지윤 기자
2025.03.05 20:46:52

2023년 이후 최고치
프랑스·영국 등 주요국도 동반 상승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독일이 정부의 차입 한도를 정하는 ‘부채 브레이크’에서 군비를 예외로 인정하는 재정 규칙 완화에 나서면서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보수당 총리 후보이자 기독교민주연합(CDU) 당수인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바이에른 주총리이자 기독교사회연합(CSU) 대표인 마르쿠스 죄더와 함께 축하하고 있다.(사진=로이터)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는 한때 23bp(1bp=0.01%포인트) 상승한 2.73%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이후 최고치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연정 파트너와 합의해 독일의 군대와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독일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기민당과 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은 인프라 투자를 위해 5000억유로의 특별기금 설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들은 방위비 지출 확대 차원에서 헌법의 ‘부채 제한’(debt brake) 조항을 완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구조적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35%를 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부채 제한은 그간 독일의 적극적 재정지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일은 2009년 헌법에 부채 브레이크를 제정해 정부 차입을 제한하고 구조적 적자를 GDP의 0.35%로 유지해왔다.

독일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다.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향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독일의 장기 국채 수익률은 총선거 이후 긴축 재정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올 들어 현재까지 30bp 이상 상승했다.

독일 국채 금리 상승은 유로존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10bp 이상 급등했다. 독일의 재정 확대 조치가 유럽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