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학원·카페 막힌 수험생들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라"
by이용성 기자
2020.09.01 17:14:26
"패스트푸드점·개인영업 카페로 이곳 저곳 떠돌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공부할 곳 찾아 이곳저곳 떠돌아요”
서울 성동구의 한 개인이 영업하는 카페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던 김모(27)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9월 중순에 시험을 앞두고 있다는 김씨는 “자취방에서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며 공부하기에는 전기요금이 부담돼서 나왔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조용한 패스트푸드점 등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이곳저곳을 떠돈다”고 언급했다.
| 1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개인이 영업하는 카페에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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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세자릿수대를 기록하자 방역당국은 오는 6일까지 프랜차이즈 카페·독서실·학원에서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평소 카페에서 공부했던 ‘카공족’이나 학원 자습실·독서실로 출퇴근하던 수험생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자택에서 공부할 환경이 안 되는 이들은 개인이 영업하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착석이 가능한 모든 장소를 찾아 헤매고 있다.
스터디원들과 카페에 모여 취업 면접 스터디를 해 온 이모(31)씨는 “현재 카카오톡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며 “면접 스터디는 스터디원들끼리 대면해 서로 봐주고 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건데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독서실을 다니던 A(25)씨는 “독서실이 문을 닫아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공부하는 흐름이 중요해서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왔다”며 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일괄적으로 학원에 집합금지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졸속으로 행정을 처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5단계 거리두기’ 방역 지침 전 컴퓨터 학원 강의실에서 자습을 주로 했다는 김모(28)씨는 “집 컴퓨터는 사양이 낮아서 느리고, 해당 프로그램도 깔려 있지 않아 학원에 나와 주로 자습을 했다”며 “실기 시험이 코 앞이라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학원 수강생 B씨는 “집에서 실기 시험을 준비할 환경이 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기 마련”이라며 “집 환경이 안 되는 학생들은 가만히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