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즉답]전면철거 '광주 화정아이파크'..어떻게 부술까?
by하지나 기자
2022.05.10 23:00:09
인근 버스터미널 등 있어 발파는 부적절
도심지 보편적으로 크러셔 공법 사용
사고난 201동 구조안전성 문제 있어
시간·비용 소요되지만 절단 방식이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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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건축물 해체 공법은 △기계력을 통한 공법 △유압에 의한 공법 △절단을 통한 공법 △팽창압에 의한 공법 △화약 등의 폭발력에 의한 공법 △분사압(제트력)에 의한 공법 △전도 공법 등 다양합니다.
어떤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방법은 세분화되는데요. 예를 들어 기계력을 통한 공법의 경우 크레인에 쇠구슬을 매달아 건물을 부수는 방식, 대형 브레이커를 활용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유압에 의한 공법은 압쇄기를 이용하는 방식, 대형 유압잭을 늘려서 파쇄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 사진은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을 이날 촬영한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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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해체 방식을 결정할 때는 해체 목적과 규모, 경제성과 안전성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약 등을 활용한 발파 방식의 경우 비용이 저렴하지만 분진과 소음·진동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주거지가 밀집되어 있는 도심지에서 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남산외인아파트가 발파 방식으로 해체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시 서구 화정아이파크를 살펴볼까요? 화정아이파크 주변에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 문구완구종합 도매상가, 이마트 등이 위치해 있습니다. 최도승 한국건축물해체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발파 공법의 경우 먼지가 인근 300m까지 퍼진다”면서 “단지 중심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에는 가능하겠지만 단지 외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아파트 철거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크러셔 공법입니다. 건물 옥상에 압쇄기 장비를 올리고 톱다운 방식으로 해체하는 것인데요. 다만 전문가들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의 경우 발파 공법이나 크러셔 공법 모두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효진 LH토지주택연구원 건설기술연구실 실장은 “발파의 경우 1980년대 이후 기둥식이 아닌 벽식 구조로 되어 있어서 천공 작업을 하고 화약을 장전하는 등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크러셔 공법 역시 장비를 옥상에 올려야 하는데 구조적 안정성이 담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다이아몬드 와이어쏘(Diamond Wire Saw)를 이용한 해체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와이어인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등 여러 절단기를 이용해 구조물을 두부 자르듯이 잘라서 철거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크레인을 통해 잘라낸 부분을 일일이 내려보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화정아이파크와 같은 철거는 전례가 없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최 부원장은 “지금까지 25층 이상 초고층 건물, 특히 새 건물을 철거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비용이나 기간이 더 오래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미 한 차례 큰 사고를 겪었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