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여전한 '리스크'…아모레 납품 중단·LG생건 물량 조절

by김지우 기자
2025.12.04 18:09:10

아모레, 지난 8월 납품 중단 상태
"대금지급 원활치 않아, 내년도 미정"
LG생건은 채권 문제 없는 선에서 납품
홈플러스 "납품 물량 축소로 정상영업 불가능"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협력사들에 정상적으로 대금 결제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주요 협력사들이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홈플러스 매장 전경 (사진=김지우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8월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다. 기존에 아모레퍼시픽은 홈플러스와 연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납품해 왔는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이후 대금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자 내린 조치다. 다만 홈플러스 매장에서 보유 중인 기존 재고는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미수 대금이 해결이 되지 않아 차츰 물량을 줄이다 지난 8월부터 납품을 중단했다”며 “내년 납품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이전부터도 일부 대금 정산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자 법원에서 지급계좌를 동결시켰고, 홈플러스는 당장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공익채권과 순차적으로 지급할 회생채권을 구분해 처리했다. 당시 홈플러스가 소상공인들에게 우선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대형 협력사들의 대금 지급은 후순위로 밀렸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상황이 계속해서 호전되지 못하면서 협력사들이 납품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활건강(051900)은 납품을 중단하진 않았다. 다만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주요 상품들의 납품 물량을 조절 중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면서 거래점포 수나 물량을 조절해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며 “채권 문제가 없는 선에서 물량을 납품하고 있고, 향후 납품 중단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홈플러스에 납품되는 상품들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협력사들이 채권 회수 리스크에 대비해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의 전기요금 미납 등이 알려지며 유동성 우려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주요 거래처의 거래조건 복구와 납품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유동성 이슈가 더욱 가중되고, 납품 물량 축소로 판매물량이 줄어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현금흐름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폐점을 보류해온 15개 점포 중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