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O요일'이면 등장하는 월가의 '흰수염'은 누구?[궁즉답]

by김혜미 기자
2022.05.10 23:00:00

피터 터크만, 1985년부터 월가 지킨 터줏대감
독특한 외모와 풍부한 표정으로 탁월한 표현
전자거래 선호안해…트레이딩 아카데미 운영

트레이더 피터 터크만. 사진 AFP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뉴욕 증시는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정책 여파로 ‘묻지마 투매’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3대 지수는 9일까지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는데요. 특히나 9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000선 밑으로 밀리는 등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런 날이면 신문지면이나 인터넷에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사람이 있죠. 양쪽으로 귀를 덮는 흰머리와 흰수염이 특징인, ‘월가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사람. 바로 37년 경력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피터 터크만입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터크만은 그야말로 NYSE의 터줏대감입니다. 의사였던 아버지의 환자를 통해 1985년 5월 처음으로 여름방학 일자리를 소개받았는데, 이것이 NYSE의 텔레타이피스트였습니다. 이후 NYSE를 지켜온 그는 2011년 콰트로 증권에 트레이더로 합류합니다.



지금까지 터크만이 증시에서 거래한 최대 규모는 1000만주로 알려져있습니다. 터크만이 지금까지 NYSE를 지키고 있는 데서 알수 있듯 그는 전자거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터크만은 증시 급등락과 함께 지면을 장식하게 되는 것일까요? 일단은 그가 뉴욕 증시하면 떠오르는 NYSE 거래소를 지키는 ‘장 트레이더(floor trader)’이기에 사진찍히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트레이더들 가운데서도 외모가 독특하고 표정이 다양합니다. 증시가 좋은 날은 누군가와 얼싸안기도 하고, 누구보다 밝은 얼굴로 활짝 웃지요. 폭락하는 날은 입을 벌린 채 이마를 탁 치거나 얼굴을 찌푸리고, 넋이 나간 듯 허공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표정이 다양하다는 것이 많은 사진에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사진 AFP
그덕에 월가에서도 유명인물이 된 터크만은 지난 2020년 3월26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알려 또다시 수많은 지면을 장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건강을 기원했죠.

그 덕분인지 무사히 코로나를 이겨낸 그는 한때 코로나19로 인해 객장이 폐쇄돼 우울한 날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유명세를 즐기고 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월가의 아인슈타인·NYSE의 가장 상징적인 주식 브로커·월가에서 가장 사진 많이 찍힌 사람’ 등으로 소개글을 적었고, 수시로 자신의 근황을 알리기도 합니다. 지난 3월31일에는 NYSE의 장 종료를 알리는 종을 쳤다는 영상을 올렸네요.

이밖에도 그는 얼마전부터 투자 전문가 데이비드 그린과 함께 ‘월스트리트 글로벌 트레이딩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달 11일 7시(미 동부시각 기준)에 ‘혼란 속 시장(Markets in Turmoil)’을 주제로 한 무료 웨비나를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들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피터 터크만. 사진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