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서 총격전…경찰 1명 끝내 사망(종합)

by유태환 기자
2016.10.19 22:50:18

112신고 출동 경찰, 총상에 폐 관통
용의자, 전자발찌 훼손 뒤 도주 중 시민 폭행
사제 총기 여러 정 보유

경찰이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서울 시내에서 발생한 총격전으로 경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9일 오후 7시 40분쯤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성모(46)씨가 쏜 총에 맞은 김모(54) 경위가 숨졌다고 밝혔다. 김 경위는 총소리가 들린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성씨와 대치하던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다. 성씨가 쏜 총탄에 왼쪽 어깨부터 폐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은 김 경위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3동 인근에서 총소리가 들린다는 다수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총성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고 오후 6시 29분쯤 성씨는 역 인근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점 앞에서 김 경위에게 총기를 발사했다. 김 경위는 왼쪽 어깨 뒤쪽을 맞은 뒤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성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오패산터널 옆 언덕 위로 달아난 뒤 풀숲에 숨었다가 김 경위가 접근하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씨는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성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며 총격전을 벌였다. 성씨도 풀숲에 숨은 채 총기를 발사하다 현장에서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씨는 폭행 신고 장소에서 이모(68)씨를 기다렸다가 총기를 발사했고, 달아나던 이씨가 쓰러지자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성씨가 갖고 있던 사제 총기 16정을 수거했다. 총기는 나무로 제작됐으며 인터넷에서 총기 제작법을 보고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잡하게 만든 총기로, 쇠구슬 같은 물체를 1발씩 쏠 수 있는 종류”라며 “성씨가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10여발을 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성씨는 총기 외에 흉기 7개와 사제 폭발물 1점도 소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씨는 강간죄 등으로 9년 6개월 간 복역 후 2012년 9월 출소했으며 전자발찌를 를 착용하다 범행 직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씨의 정신병력과 약물투약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씨가 범행을 저지른 정확한 동기와 추가로 소지한 총기 등이 있는지를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