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관용 기자
2021.02.17 17:30:23
합참 "감시와 경계작전 분명 과오 있었다"
국회 국방위, 여야 모두 '경계실패' 질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은 북한 남성이 강원도 고성 해안가로 월남 할 때까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합동참모본부의 17일 언론 발표에 따르면 귀순자로 추정되는 해당 인원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넘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헤엄을 쳐 우리측 통일전망대 부근까지 왔다는 것이다. 이후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7월 강화도에서 발생한 탈북자의 월북 사건 때도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측으로 갔었다.
이번에도 우리 군은 해당 인원이 해안가로 올라올 때까지 몰랐다고 한다. 16일 오전 4시20분께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 인원을 민간인통제선(민통선) 검문소 CCTV로 확인했다.
그제서야 민통선 내 미상 인원 식별시 작전 절차에 따라 작전 병력을 투입해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20분께 붙잡았다. GOP 철책에서 민통선 검문소까지의 거리는 약 5㎞ 인 것으로 알려져 대북 경계시스템 지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합참과 지상작전사령부가 해당 부대 해안 경계 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있었다.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사장비에 몇 차례나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배수로 차단 시설도 일부가 훼손돼 있어 미흡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모두 이를 ‘경계실패’로 규정하며 질타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면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현장, 중간 지휘관, 군 수뇌부가 하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서 장관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민간으로 파악됐으며 조류 등을 이용해 10㎞ 정도를 6시간 동안 헤엄쳐 왔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해안 감시와 경계 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있었다”면서 “합참과 지상작전사령부가 합동 현장 조사에 이어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은 지난 해 11월 GOP 월책 귀순 사건이 발생했던 육군 22사단 관할지역이다.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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