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자이언트스텝도 역부족…유로존 CPI 사상 첫 10% 돌파

by이정훈 기자
2022.10.31 20:18:10

유로존 10월 CPI 전년비 10.7%…9월 9.9%서 큰폭 상승
12개월 연속으로 최고치 경신…에너지값 41.9%나 폭등
경제성장 둔화 `설상가상`…10월 유로존 성장 0.2% 그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사상 처음으로 10%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달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지만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31일(현지시간)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10.7%(속보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음달에 나올 확정치에서 이 숫자가 유지된다면 이는 지난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0%를 넘어서게 된다. 또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래 올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9%였다.



유로스타트는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 에너지와 음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로존의 10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41.9%나 급등해 앞선 9월의 40.7%를 넘어섰다. 또 음식료품과 주류, 담배 가격이 13.1% 올랐고, 서비스 요금은 4.4% 상승했다.

기조적인 물가 오름세도 이어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9월 4.8%에서 10월에는 5%로 더 높아졌다.

국가별로도 이탈리아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2.8%나 올랐고, 독일 역시 11.6%, 프랑스는 7.1%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ECB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2.00%로 75bp 인상하며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경제 성장도 본격 둔화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에서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2분기에 0.8% 성장을 보인 유로존은 10월에 0.2% 성장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