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20.04.01 17:44:38
정유사, 역마진에 가동률↓ 급여 반납까지도
나프타값 하락에 원가 부담 낮아져…"실적 긍정적"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미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마이너스(-)로 최악을 겪으며 가동률을 낮추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 수요 감소에도 원유를 더 공급한다고 하면 괴로운 상황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정유업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간 감산 합의 실패 이후 경영상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국경 내·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자동차 관련 휘발유·경유와 항공유 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서다.
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정제마진은 -1.1달러로 2주째 0을 밑돌았다.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2월 셋째 주부터 6주째 역마진을 기록하는 셈이다. 원유를 가공해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해도 외려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부터 15%가량 가동률을 낮췄고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말 정제공장 가동률을 90% 수준으로 내렸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현대오일뱅크가 임원 급여 20% 반납키로 하는 등 경영상 빨간불이 켜졌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인 바리(Bahri)가 이달 증산과 관련해 유조선 용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증산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4·5월 국제유가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정제마진이 더 내려갈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