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한·미 금리역전 최대 폭 확대됐다

by김정남 기자
2018.06.14 17:42:07

한·미 금리차 0.50%P…11년來 최대
'매의 발톱' 보인 연준…"가파른 인상"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 '촉각'
일부 신흥국 위기發 금융 불안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코스피가 하락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우리나라와 금리 역전 폭은 무려 11년 만에 가장 커졌다.

미국 연준은 12~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상단이 2.00% 수준인 건 지난 2008년 9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50%)와 비교해 0.50%포인트 더 높아졌다. 2007년 7월(미국 5.25%-한국 4.75%) 이후 10년11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이번달 연준의 스탠스는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평가다. 관심을 모았던 점도표에서 올해 총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2.25%~2.50%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의미다. 만에 하나 한국은행이 올해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1.00%포인트까지 차이 날 수도 있다.

관심사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자,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공포 심리가 번지면 국내 역시 영향권에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0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국제사회가 경험한 적이 있지 않냐”며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큰 변수”라고 말했다.

국제경제학회장인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다른 신흥국들이 얼마나 타격을 입느냐에 따라 금융 불안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