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강정마을 공동체 붕괴에 “대통령으로 깊은 유감”사실상 사과
by김성곤 기자
2018.10.11 18:41:15
11일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이후 강정마을로 이동해 주민간담회
“야단 많이 맞을 각오로 왔는데 따뜻하게 환영해줘 감사”
마을회장 사법처리 관련자 사면복권 요청에 “재판 확정되는 대로 적극 검토”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정부의 구상권 청구 철회에 이어 공사 방해로 사법처리된 주민들의 사면복권이 필요하다는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의 건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해군기지 찬반을 둘러싼 마을 공동체 파괴와 관련해 민주적 정당성 미비를 이유로 사실상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로 이동해 커뮤니티센터 1층에서 가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가 됐다.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관련된 재판이 모두 확정되어야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관련된 사건이 모두 확정되는 대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강정마을 주민들의 환대와 제주 국제관함식 개최에 대한 협조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야단 많이 맞을 각오하고 왔는데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강정마을 주민들 뵈니까 정말 감회가 깊다. 여러 마음들이 교차한다. 마음 아픔에도 불구하고, 국제관함식 개최에 동의해주신 주민 여러분들의 대승적인 결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후보 시절을 언급하며 “저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 강정마을 문제해결을 약속했다. 지금도 당연히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며 “가슴에 응어리진 한과 아픔이 많을 줄 안다. 정부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로 인해서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또 제주도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 그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사실상 해군기지 찬반을 둘러싼 강정마을 공동체 붕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뜻을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제 강정마을의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다. 깊은 상처일수록 사회가 함께 보듬고 치유해야 한다”며 제주도가 제출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사업과 관련해 “지금 국무조정실에서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를 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