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피하자'…압구정 현대 100억대 초고가 아파트 매물 껑충
by최정희 기자
2026.02.06 15:17:48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發 매도 압박
압구정 현대3차 매물 한 달 전 대비 60%대↑
"80~90대 고령 집주인, 마지막 팔 기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100억원대 초고가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여부에 따라 세금이 수십억 원이나 차이가 나는 만큼 특히 고령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마지막 매도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중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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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아파트 매물은 이날 54건으로 한 달 전(33건) 대비 63.6% 늘어났다. 영동한양1차 아파트는 105건으로 50%, 현대8차 아파트는 74건으로 39.6% 늘어났다.
특히 대형 평수가 100억 원 넘는 초고가 아파트가 집중된 현대 1, 2차 아파트, 현대 6.7차 아파트 매물은 각각 123건, 166건으로 한 달 전 대비 16.0%, 33.8%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봐도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이날 8336건으로 한 달 전(7077건) 대비 17.7% 늘어났다. 서초구와 송파구 매물도 각각 17.4%, 25.2%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23일부터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시점 대비로도 압구정 초고가 아파트 매물이 10% 중반대로 늘어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령인 다주택자 중에서 압구정동 아파트 매물을 110억 원 정도에 내놓은 경우도 있다”며 “5월 9일 이전에 팔면 양도세가 30억 원인데 이후에 팔면 70억 원이기 때문에 세금 부담으로 차익 실현을 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공제가 없다고 가정하면 이는 대략 70억 원대 양도차익을 거둔 것을 전제로 한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 매물은 주택담보대출이 2억 원 한도(2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불과, 현금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각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5월 9일까지 계약하려면 초기에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10.15대책 이전부터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는 자치구에 대해선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맺고 3개월 이내에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고 등기를 치는 경우에 한해 다주택자에도 양도세 기본세율(6~45%)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5월 10일 이후 계약분부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고령층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재건축이 진행되는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풀린 시기를 활용해 생애 마지막 매도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규정에 따르면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만 조합원 지위를 매도할 수 있는데 조합 설립 후 3년내 사업시행인가가 나지 않고 3년 이상 보유한 경우엔 다주택자라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예컨대 현대아파트 6, 7차 단지는 2021년 4월에 조합이 설립됐는데 3년이 지나도록 사업시행인가가 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시행인가가 날 경우엔 원칙적으로 매도가 어렵기 때문에 그전에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세웅 압구정케빈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작년 말부터 1930년대생, 1940년대생 등 고령층들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아파트를 매도하고 현금화한 후 노후자금으로 사용하고 평수를 줄여서 인근 30평대 신축으로 가거나 자녀들이 사는 곳으로 가려는 전세 수요도 있다”며 “다주택자도 조합원 지위 양도세가 되기 때문에 양도 금지가 어려워지기 전에 팔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