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촛불혁명 이후 개헌도 했어야…보수·진보는 상대적인 것"

by이재은 기자
2025.03.12 22:45:52

12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 나이트'' 출연
"촛불시민혁명 당시 구조적 다수로 전환했어야"
"보수가 수구 반동 밀어내고 합리적 재편 이뤄야"
"경제·외교 너무 심각, 민주당이 비중 높일 수밖에"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촛불혁명 후 대혼란이 있을 때 개헌도 했어야 했다”며 “세력 재편도 해서 합리적 보수 진영, 합리적 진보 진영이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갔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 나이트' 영상 갈무리)
이 대표는 12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 나이트’에 출연해 “촛불 혁명 이후 저희들도 반성적 고려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이 구조적 소수의 입장에 있던 민주당 또는 민주 세력이 실제로는 진보 세력이라고 하기가 좀 어렵기 때문에 그때 구조적 다수로 전환했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탄핵 세력의 연합이 필요했다”며 “그걸 안정적인 주류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겨냥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하며 촛불혁명 당시 ‘탄핵 세력의 연합’이 주류가 되지 못 했기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을) 나가면 살 수 있냐. 나가면 우리의 존재가 남아날 수 있느냐. 힘들어도 여기서 버티자”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우리의 잘못이 크다”며 “이런 실수를 다시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취지로 덧붙였다.

이 대표는 “산 중간에 있는 들판(중도)이 진정한 승부처다. 누가 더 잘 설득하느냐로 사실 결판이 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최근 행보를 두고는 “이분들이 저쪽을 비우고 산으로 갔다. 저는 이게 수구 보수도 아니고 반동화됐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이 같은 상황은 “정치 현실적으로 이익인 게 분명하다”면서도 “저쪽이 너무 극보수로 가면 우리가 중도 영역에서 활동하기 편하다. 근데 이렇게 되면 위험하다. 극단화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는 매우 상대적인 것”이라며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이 그렇게 됐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인은 사상가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현실주의자”라며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본다. 국민의 요구, 필요 국민의 삶, 국가의 미래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현실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수나 진보의 가치라는 것도 둘 다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진영을 산에 비유해 “새로운 길을 내보자는 것을 진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의) 목표는 같다. 저 산을 최대한 빨리 넘어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농담 삼아 내가 ‘진보’가 맞다. ‘진짜 보수’라고 농담 삼아 예기했다”며 “민주당도 현실 정당이고 나라 살림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소위 수권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 경제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며 “(국민의힘이) 보수의 영역을 버리고 갔기 때문에 민주당은 경제, 외교안보 등 문제에 대해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도 중에서도 왼쪽으로 살짝 더 가까운 중도인데 오른쪽 영역이 비어 있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재차 말하며 “보수가 정확하게 세탁을 해서 수구 반동은 밀어내고 진정한 합리적 보수로 재편되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