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 상징 류샤오보 별세..부인과의 스토리 눈길

by이재운 기자
2017.07.13 23:19:17

중국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끝내 임종했다고 13일 AFP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올라온 류샤오보-류샤 부부의 모습. [둬웨이 캡처=연합뉴스]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중국에서 인권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류샤오보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와 함께한 부인이자 동지 ‘류샤’와의 이야기도 주목받고 있다.

학자이자 교수, 작가이던 류샤오보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험난한 민주화의 장정에 나서는 동안, 그 뒤에서는 류샤의 정성어린 뒷바라지가 있었다.

1980년대부터 베이징 문화계에서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은 류샤오보가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감옥에 드나들기를 반복하면서 그의 곁을 떠난 첫 번째 아내를 대신해 곁을 지키다 1996년 노동교화소 안에서 류샤오보가 머물던 때 옥중결혼을 했다.



남편이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다가 당국에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자 류샤는 류샤오보와 외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시인이면서 화가, 사진작가를 겸하며 남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성품인 류샤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법을 익히고 트위터로 가택연금을 비판하며 외부인사들과 만나 남편의 수감생활과 중국 인권 문제에 관해 발언하는 투사로 변모했다.

2009년 12월 류샤오보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때부터 류샤 자신도 가택연금 상태에서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침묵을 강요당했으나 당국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류샤오보의 되풀이되는 수감생활로 온전히 결혼생활을 하기 힘들었지만 고난 속에 동지적 애정을 드러냈다. 류샤오보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는 법정의 최후진술에서 “지난 20년동안 가장 큰 행운은 아내 류샤의 희생적 사랑을 얻은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고, 1996~1999년 감옥에서 300여 통의 편지를 아내에게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