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 남성, 하지불안증후군 동반 비율 정상 대비 2.7배 높아

by이순용 기자
2026.07.01 14:06:02

근육량 많을수록 위험 최대 20% 감소 ‘근육-수면’ 연관성 규명
일산백병원 배희원 교수팀, 5,752명 분석, 국제 SCI 학술지 게재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밤마다 다리가 저리고 쑤셔 잠을 이루기 어려운 ‘하지불안증후군’이 단순한 신경계 질환을 넘어, 근육량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연구팀은 성인 5,752명을 대상으로 체성분 검사와 수면다원검사를 함께 분석한 결과, 근육량이 적은 남성일수록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신경학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대 휴식 시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발생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는 신경계 질환이다. 환자들은 저림, 통증,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이상 감각을 호소하며, 증상이 지속될 경우 만성 불면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 전체 유병률은 여성 6.6%, 남성 2.9%로 여성에서 더 높았으나, 근육량과의 연관성은 남성에서만 뚜렷하게 확인됐다. 특히 근감소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하지불안증후군 동반 비율이 8.7%로 정상 남성(3.2%) 대비 약 2.7배 높았다. 또한 수면 중 다리의 주기적 움직임 역시 약 1.7배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근육량 지표와 질환 위험 간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키 대비 근육량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골격근지수(SMI)가 낮을수록 하지불안증후군 위험은 6.5% 증가했고, 근육·뼈·수분 등의 양을 나타내는 제지방량지수(FFMI) 역시 낮을수록 2.5% 상승하여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대로 근육량이 충분한 남성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골격근지수가 높은 남성은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위험이 약 20%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체중이라도 근육 비율이 낮고 체지방 비율이 높은 경우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근육량이 충분한 경우 보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근육 감소가 하지불안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전으로 ▲말초 조직으로의 산소 전달 능력 저하 ▲근육 유래 항염 물질(마이오카인) 감소 ▲산화 스트레스 증가에 따른 도파민 신경계 변화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수면 부족이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근육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면 질 저하와 연결되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해 ’근육-수면-신경 기능‘이 상호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생리 구조와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지불안증후군이 단순한 신경계 증상을 넘어 근육 상태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특히 남성에서는 근육량 감소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만히 있을 때 다리가 불편하고 움직이면 완화되는 증상, 야간에 심해지는 이상 감각 등이 지속될 경우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수면다원검사와 체성분 분석을 동시에 시행한 대규모 연구로, 근육량 감소와 하지불안증후군 간의 유의한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