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백억 횡령 혐의'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구속영장 반려
by김성훈 기자
2018.10.02 21:38:56
경찰청 특수수사과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개인별장 건축에 회삿돈 200억원 사용 혐의
檢 "횡령 혐의 소명 부족" 이유로 영장 반려
경찰 "반려 사유 검토후 재신청 검토"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오리온그룹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이화경(62·사진) 오리온 그룹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반려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전날(1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부회장은 2008~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약 200억원을 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다.
당초 이 부회장의 남편인 담철곤 회장을 조사하던 경찰은 별장 건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인물이 이 부회장이라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방향을 이 부회장 쪽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해당 건물은 개인 별장이 아닌 회사 연수원”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횡령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반려했다. 경찰 관계자는 “반려 사유를 검토한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4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서울 용산구 소재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공사와 자금 지출에 관여한 이들을 불러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10일에는 담 회장을 불러 경찰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오리온 측은 이와 관련해 “해당 건물은 외부 귀빈용 영빈관과 갤러리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2014년 완공 시점에 용도를 재검토해 지난 4년간 임직원 연수원으로 쓰고 있다”며 “최고경영진이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4억여원 상당의 회사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