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인제 “경륜·추진력 내가 우위…양승조, 한 일 없다”

by김미영 기자
2018.05.10 18:02:50

9일 천안 선거사무소 인터뷰
“양승조, 민생경제 실패한 文정부 심부름꾼 자처”
“복지 포퓰리즘, 정신도 고갈시켜…맞춤형 복지 펼 것”
불사조 까페 차리고 다시 비상 노려…“선거 막판, 지지율 비등해질 것”

9일 오후 천안 선거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인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사진=캠프 제공)
[이데일리 박진환 김미영 기자] “2030년이 되면 충남의 GRDP(지역내총생산)가 현재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울산에 이은 2등에서 1등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 인구는 22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고, 새 일자리는 50만개 이상 만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9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불당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에게선 자신감이 넘쳤다.

이 후보는 “2030년, 12년 뒤의 미래는 바로 지금 결정되는 것이기에 이런 얘길 하는 것”이라며 “충남의 성장 원천과 동력을 확충해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경제 성장하는 도를 만들겠다”고 다부진 두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 후보의 자신감은 판사 경험을 거쳐 마흔 살에 국회에 첫 입성해 6선 고지에 오르고, 그 사이엔 45살 최연소로 노동부 장관에 발탁됐으며, 첫 민선 경기도지사라는 굵직한 자리를 거친 ‘경륜’에서 나왔다. 일각에선 ‘올드보이’로 칭하며 정치적 피로감을 얘기하지만, 이 후보는 “선거운동에서 힘든 일은 하나도 없다. 도민 만나는 일이 즐겁고 흥분된다”며 “선거 때엔 없는 힘도 나는 법”이라고 웃었다.

경쟁자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이 후보는 “의정활동 하면서 상임위도 달라 차 한 잔 해본 적 없다. 인연이 없죠”라며 “(양 후보가) 천안에서 국회의원을 여러 번 했다는데, 아무 것도 해놓은 일이 없다는 얘길 사람들이 많이 한다”고 했다. “도지사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는 자리인데,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과 정책을 동원해 일을 추진해나갈 리더십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양 후보를 향해 “민생경제에 실패한 문재인정권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나는 정부의 잘못된 민생경제정책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 후보가 국회 보건복지위 활동을 내세워 ‘복지수도’를 내건 데 대해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후보는 “경제 침체가 몰고 오는 그림자로 고통 받는 충남이 요구하는 것과 거리가 멀고, 시대 변화를 잘못 읽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는 “획일적으로 나눠주기식의 복지는 누가 못하겠나. 하지만 절대 그렇게 해선 안된다”며 “복지 포퓰리즘은 재원뿐 아니라 정신을 고갈시켜 공동체를 망하게 한다”고 ‘맞춤형’ 복지정책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 후보는 “예를 들어 어르신들도 경제적 어려움 혹은 건강문제, 사회적 소외로 인한 고통 등 각각 (고충이 다르고) 필요로 하는 복지수요가 다르다”며 “맞춤형 복지를 설계해 낭비 없이 생산적인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가 그리는 충남발전상은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통한 상향식 평준화’다. 특히 그는 내포신도시의 혁신도시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세종시를 이유로 충남도엔 혁신도시 지정을 하지 않았지만 세종시를 충남에서 완전히 분리 독립시켜 세종 주변이 공동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역차별에 대항해 우선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도록 강력히 투쟁해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을 둬 자족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권도전 가능성엔 “4년 후 대선은 제 마음 속에 전혀 없다. 꿈이 있는지, 없는지 나는 모르지만 현재 내 마음엔 성장하는 충남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전부”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의 선거사무실엔 ‘불사조 까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30여년 정치 역정 속 수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기사회생해왔던 그에게 붙여진 피닉제(피닉스(불사조)+이인제 합성어) 별명을 딴 이름이다. 다시 비상을 준비하는 그를 돕기 위해 나선 젊은 선거운동원들은 ‘우리는 이인제의 날개다’라는 문구가 붙은 출입문을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이 후보는 “봄이 깊어가듯, 우리 당에 대한 전통적 지지가 살아나고 있다”며 “지금은 여론조사상 지지율 차이가 많이 나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거의 같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