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무현 이어 ‘백화원’ 묵는 文 대통령…정상회담은 ‘노동당사’
by조용석 기자
2018.09.18 16:46:32
지미 카터, 장쩌민, 폼페이오 등 머문 북 최고 영빈관
김대중·노무현 방북 때는 정상회담도 백화원에서 진행
이번 정상회담은 노동당사…“더 심도 깊은 대화” 해석
|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평양 백화원초대소 영빈관 앞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이용할 대통령 전용 벤츠 방탄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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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머물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이 정상급 귀빈을 맞이할 때 사용해 온 최고급 숙소다.
18일 오전 10시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는 환영행사를 마친 후 백화원으로 이동했다. 순안국제공항에서부터 차량으로 20분 정도면 도착 가능한 거리지만, 문 대통령은 이동 중 카퍼레이드 등을 하느라 1시간 정도 걸렸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2박3일간 백화원에서 머문다.
‘백화원 초대소’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백화원은 북한이 국빈급 사절이 방문했을 때만 사용해 온 대표 영빈관이다. 3만3000㎡(1만평) 규모로, 1983년에 건립됐으며 최근 개보수 공사를 마쳤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돼 경호에도 용이한 환경으로 알려졌다. 3층 규모의 건물 3개 동으로 이뤄져있으며, 여러 개의 분수대와 대형 인공호수도 있다. 주변 화단에 100여 종의 꽃들이 심어져 있어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화원은 북한의 대표 영빈관답게 굵직한 정상급 인사들이 거쳤다. 1994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2001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도 북한 방문 시 모두 백화원에 묵었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백화원에 머물렀다.
백화원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백화원에 묵었다. 2005년에는 노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했던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현 민주평화당 대표)도 백화원에 짐을 풀었다.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당대표 자격(특별수행단)으로 동행한 정 대표는 이번에는 백화원이 아닌 평양 유일한 5성급 호텔인 고려호텔에 묵게 된다. 문 대통령은 역대 한국 정상 중 3번째로 백화원에 머물게 됐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미리 평양으로 이동한 공동취재원도 백화원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국내 취재진이 백화원에 숙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백화원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장소로도 사용됐던 곳이라 이번에도 유력한 회담 장소로 꼽혔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열린 평양 방문 첫 정상회담 장소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했다. 노동당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 조직지도부 등 당 핵심부서가 자리한 건물이다. 때문에 북한 체제의 심장부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이 회담장소를 노동당사로 정한 것은 앞선 두 대통령 때보다 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지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