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연쇄 폭로에 주가 결국 ‘흔들’

by윤필호 기자
2018.04.26 16:44:23

압수수색, 대국민사과 등 이슈 따라 주가도 롤러코스터
제이앤파트너스, 소액주주 뜻 모아 이사진 교체 요구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오너가(家)의 갑질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진 추가 폭로와 정부의 수사 등을 직면했다. 뒤늦게 사과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탈세 의혹 등으로 커지면서 노조까지 집회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흔들리자 소액주주들이 기업가치 및 신뢰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행동에 들어갔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3% 하락한 3만37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동반 매도세를 보였다. 특히 기관은 지난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하며 이날 19억원을 팔아치웠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폭로 이후에도 그간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행태를 고발하는 폭로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체적인 증언이 뒤따르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특히 총수일가의 탈세와 밀수 혐의를 놓고 자택과 본사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면서 전방위로 압박으로 커졌다.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첫 폭로 열흘만인 22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현아, 조현민 자매 퇴진, 대한항공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의 수습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조치가 이미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 전 상무의 물컵 갑질이 보도된 12일 주가는 6.55% 빠졌지만 다음날 1.19% 오르는 등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에 들어간 19일에는 다시 2.91% 하락했다가 22일 조 회장의 대국민 사과로 다시 2.70% 오르는 등 이슈에 따라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교체를 내걸고 행동에 나섰다.

제이앤파트너스(J&Partners) 법률사무소는 지난 24일 대한항공 주주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교체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주주들의 의지를 모아 대한항공 경영진을 교체하는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며 “한진 일가가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부터 최근 ‘물벼락 갑질’ 논란, 탈세 의혹 등으로 대한항공의 신뢰와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켰지만, 책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한진 일가의 지분은 대한항공 시가총액의 11%에 불과하다”며 “주주들의 힘을 모아 원칙과 상식을 실현해 보려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앤파트너스는 대한항공 이사진 교체를 목적으로 임시 주주총회 청구를 위해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고 있다. 전병우 제이앤파트너스 변호사는 “구체적인 방법은 계속 논의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라면서 “위임장을 받는 등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호응은 좋다. 위임하신 소액주주의 주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견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