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리 건너면 아는 형님…'장윤기 사태'에 정부가 꺼낸 카드

by이영민 기자
2026.07.16 15:32:06

`장윤기 사태`에 수술대 오른 '향찰'…순환인사제 전면 도입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 브리핑
전국 경찰관서 수사비위에 무관용 원칙
외부 수사 통제 강화
수사인권 감찰·조사기구 설치해 수사 감시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정부가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부실수사 및 유착 논란을 잠재울 대책을 공개했다. 행정안전부는 경찰 내부의 연고지 유착, 이른바 향찰을 뿌리 뽑기 위해 전국에 순환인사제를 도입하고, 경찰 수사를 견제할 ‘수사인권 감찰·조사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여고생 흉기 살인' 장윤기.(사진=뉴스1)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수사 통제를 조직 안팎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장윤기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유감을 표하면서 수사시스템 쇄신을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이날 윤 장관은 경찰 내부의 썩은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수사팀의 고의적인 짬짜미, 봐주기 수사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전국 경찰관서의 수사 비위와 부패행위를 끝까지 추적해서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밝힌 경찰 쇄신안은 크게 3가지이다. 우선 경찰 내부적으로 순환인사제(상피제)를 전면 도입해 지역 온정주의를 차단하고, 사건관계인이 경찰관의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인 경우 자진신고를 의무화해 외부 관서에서 사건을 맡도록 한다. 기존에 수사담당자가 사건 관계인과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제척·기피·회피하는 내부 지침이 있지만, 이는 장윤기 사건처럼 이해관계자인 경찰이 사건 수사관이 아닌 경우는 포괄하지 못한다. 자진신고제는 이해관계자가 담당 수사관이 아닌 경찰인까지 포괄해 수사의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고, 전국의 경찰 수사 비위·부패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과 수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국가경찰위원회에 독립적으로 경찰 수사를 감시·통제하는 민간인 출신의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조사국)도 설치해 △인권침해 △부실·불공정 △보완수사요구 미조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국이 직접 조사해 결과를 제출하고, 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거쳐서 결과를 확정한 뒤 경찰청에 징계·인사조치·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만 조사국의 구체적인 권한과 출범 시기는 미지수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을 감시하는 외부기구를 두는 일이고,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입법 과정에서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계속된 부실수사 우려에 정부는 새로 출범할 공소청과 경찰 간 견제로 부실 수사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경찰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공정한 수사 진행이 어려울 경우 검사가 수사팀과 수사관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공소시효 임박 등 중요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의 합동협력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즉시 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수청의 수사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타 수사기관 소속 사법경찰관의 범법행위나 비위를 수사함으로써 이번 기회에 경찰의 기강을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공소시효 임박 시 필수적 협의 대상 사건을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고 기관 간 합동협력수사로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문제를 막을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TF를 조속히 구성해 경찰 수사역량 제고,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 처리 등에 있어 제도적 보완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다시 한번 피해자 유가족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