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연금, 투자기업 '보수한도' 안건에 무더기 반대표

by조해영 기자
2022.03.24 19:40:34

24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의결권 결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무더기 반대표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 의결권 행사에서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체로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보수가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

전북 전주 국민연금기금 (사진=국민연금)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KB금융, 한국앤컴퍼니, SK, HDC현대산업개발 등 총 16개사의 정기 주총 안건 가운데 이사·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정관 변경 등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안건 종류 가운데 국민연금이 이날 특히 반대표를 많이 결정한 것은 이사 보수한도와 관련한 부분이다. 국민연금은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DGB금융, KCC글라스, 넷마블, SK이노베이션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보수한도 외에도 국민연금은 이날 하나금융의 특별공로금 지급, 한국투자금융의 임원 퇴직금·위로금 지급 규정, 카카오의 이사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의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결정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보수한도 승인 건에 꾸준히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한 반대 안건 549건 가운데 32.4%(178건)가 보수한도 승인이었다. 이사·감사 선임과 함께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가장 집중된 항목이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보수한도에 집중되는 이유는 정성적인 평가뿐 아니라 정량적 평가가 함께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관 변경 등 다른 종류의 안건은 정성적인 판단이 주로 작용하지만, 보수한도의 경우 경영성과 등 객관적인 정량 지표를 바탕으로 판단이 일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보수한도가 경영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는 판단 기준 역시 현실과 괴리가 있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보수한도가 적정한지를 판단할 때는 정량적인 기준과 정성적인 기준을 모두 종합해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