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대지진' 괴담에도…"일본 여행 갈래요" 우르르
by이민하 기자
2025.07.02 18:50:07
SNS에 '7월 대지진설' 확산
일본행 韓 여행객 2% 증가
작년보다 1.2만명 더 떠나
홍콩선 항공예약 83% 급감
 | 2011년 일본 도후쿠 대지진 당시 무너진 주택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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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7월 일본 대지진설’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6월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에어포털 항공 통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괴담’이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확산한 6월(1~25일간) 인천공항 국제선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 여행객은 총57만 3985명으로 나타났다. 작년 동기(56만 1698명) 대비 2% 증가한 것.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 지진설’이 확산하던 와중에도 한국인의 일본행 수요는 크게 꺾이지 않은 셈이다.
이는 해외 여행객 수치와 비교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여행 통계 업체 포워드키스 (ForwardKey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홍콩발 일본행 예약은 8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대지진 괴담’으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신규 예약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이미 확정된 예약 건 중 취소 사례는 크지 않다”며 “괴담 때문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 ‘대지진 괴담’이 확산된 시작점에는 한 만화가의 ‘예언’이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견해 유명해진 만화가 다쓰키 료는 자신의 만화에 “2025년 7월 5일 동일본대지진의 3배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라는 내용을 실었다. 이 예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지며 일본 여행 자제론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다쓰키 료 작가는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한 예언을 부정하며 괴담 확산을 막기 위한 새 책을 출간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일본에서 지진 발생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며 논란에 부채질했다. 특히 일본 서남부 도카라 열도 인근에서 21일부터 오늘까지 약 660여 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며 ‘도카라 법칙’이 퍼지기도 했다. ‘도카라 법칙’은 2016년구마모토 지진이나 작년 초 발생한 노토 반도 지진 등 대형 지진 발생 전에 도카라 열도에서 군발지진이 관측됐던 전례가 있어 이름 붙여진 법칙이다. 요코세 히사요시 구마모토 대학 해양화산학 교수는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카라 법칙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관측 정밀도가 향상되면서 예전에는 놓쳤던 지진도 포착할 수 있게 됐다”며 “토카라 지역에서 군발지진(좁은 지역에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진군)이 감지되는 것은 정밀 측정 기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정부관광국은 근거 없는 소문에 너무 흔들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정부관광국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일본행 비행기 취소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일본은 평소에도 재해에 대비하고 있으니 너무 큰 걱정은 하지 말아달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