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논란 못벗은 한국당 全大

by한정선 기자
2019.02.27 18:14:19

민주노총·5.18 단체 “한국당 해체하라” 기습시위
5.18 망언후보들 “유공자 명단 공개 요구가 왜 잘못” 묻기도

27일 오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고양 킨텍스 행사장 앞에서 민주노총 등 ‘ 5·18 시국회의’ 관계자들이 자유한국당 해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양=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자유한국당은 신임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장에서도 5.18 논란을 벗지 못했다. 전당대회에 앞서 5.18 관련 단체들과 민주노총이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를 해 한국당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는가 하면 5.18 망언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여전히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야외는 출마자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황교안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사물놀이와 비보이 공연으로 시선을 끌었다.

오세훈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여당이 두려워하는 오세훈’이 적힌 피켓 등을 들고 “당대표는 오세훈”을 연호하며 차분하게 오 후보를 응원했다.

야외 한 켠에는 ‘박정희, 그리고 사람’, ‘이승만의 독립정신’ 등 박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한편 김진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부부젤라를 불고 태극기의 태극 대신 김진태 후보의 사진을 넣은 깃발을 흔들며 김진태 후보를 응원했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얼굴 사진에 ‘법원은 진실을 말하는 곳이지, 소문을 말하는 곳이 아니다!’는 문구가 적혀있는 피켓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가 야외에 설치된 전국 시·도당 운영위원회를 돌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나눌 때에는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뒤에 바짝 붙어 따라다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후 1시께 김진태 후보가 전당대회장으로 들어서려고 하자 민주노총과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촛불 대학생·청년들 100여명이 전당대회 행사장 입구에 몰려 “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한국당 지지자들도 “빨갱이는 해체하라”고 대꾸하고 이들을 향해 물을 뿌리기도 했지만 이들은 30여분이 넘도록 시위를 이어갔고, 전당대회장 입구가 아수라장이 되면서 전당대회가 늦어지기도 했다.

5.18 망언 논란으로 전당대회 전까지 홍역을 치른 김진태 후보는 정견발표를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게 망언이냐”며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했는데 왜 제명하라고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 내부총질을 하지 말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와 함께 지난 8일 국회에서 5.18 공청회를 개최한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도 “정부는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들으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를 시작하면서 언론에 뭇매를 맞고 고난의 시간을 보낼 때 전국의 우파 동지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도 언급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5.18 망언으로 시작된 전당대회가 분노를 표출하는 장으로 변하더니 탄핵 논란까지 가세해 미래를 사라지고 과거로 뒷걸음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인 김진태(오른쪽), 김순례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