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6.03.31 18:23:45
[이데일리 김영수 김경은 기자] 국내 증권사중 마지막 ‘대어(자기자본 3조원)’로 평가받는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KB금융지주가 최종 선정됐다. 이번 딜은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제시한 가격이 500억원 내외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면서 초접전 양상이 벌어졌지만 결국 KB금융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31일 현대증권의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는 EY한영회계법인은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 22.43%(기타지분 포함 총 22.56%) 및 경영권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인수가는 90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대증권의 시가(약 3500억원)대비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장부가인 7000억원보다 약 30% 정도 높다.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가격은 장부가보다 낮아 사실상 우선매수권에 대한 권리가 소멸하게 된다.
투자은행(IB)업계는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아쉽게 패했던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설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는 KB투자증권과 함께 현대증권을 바로 합병시키기보다는 이원화된 구조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B투자증권은 크라우드펀드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시키고 현대증권은 IB 전문 증권사로 키울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앞으로 인수자 상세실사 및 본계약 체결, 대주주 변경 승인 등을 거쳐 최종 거래종결(딜 클로징)이 되는 6월초쯤 현대증권 인수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5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인 액티스캐피탈파트너스 등 3곳이 참여했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프로그레시브 딜 논란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면서 딜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매각측은 “거래의 종결 가능성, 현금유입의 신속성 등을 높이면서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며 “인수 후보들에 대해 여러 가지 인수 조건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느라 시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